삼성생명, 운용자산 200조 '만년 역마진' [위기의 보험사]②만년 역마진에 자산운용 특화전략 추진
안영훈 기자공개 2015-03-09 08:04:48
[편집자주]
2015년을 맞아 전 보험사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저금리와 저성장 기조 속에서 3년 앞으로 다가온 보험부채 시가평가까지 위험요소들이 곳곳에 산재된 탓이다. 위기대응법도 다양하다. 자체적으로 경영효율성 극대화 정책을 펼치거나 계열사 문제 해소, 해외 진출, 자본확충 등 경영진과 대주주의 결단이 필요한 대응법들도 쏟아져 나온다. 머니투데이 더벨은 보험사가 직면한 내·외부의 위기요소와 대처법 등을 통해 위기상황에 봉착한 보험업계의 현 주소를 살펴보는 기획시리즈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2015년 03월 03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산 200조 원 시대를 맞이한 삼성생명이 '자산운용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삼겠다'고 선포했다. 국내 채권에 편중된 자산운용정책만으론 준비금 적립도 벅찬 상황을 감안한 고육지책이다.실제로 지난해 9월 말 166조 원에 달하는 삼성생명 준비금의 부리이율은 5.23%지만 이를 충당할 162조 원의 운용자산이익률은 4.43%에 불과했다. 더 큰 문제는 완만한 부리이율 하락세에 비해 상대적으로 운용자산이익률 하락폭이 커지고 있는 상황으로, 부리이율과 운용자산이익률 비교에선 만년 역마진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보유 자산을 효율적으로 굴리지 못하는 덩치만 큰 공룡이 된 것이다.
◇ 운용자산이익률 2년 연속 업계 평균 '하회'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삼성생명의 가장 큰 고민은 자산운용 투자처 부재다. 다양한 투자처를 찾고 있지만 갈수록 내부엔 현·예금만 쌓여져 가고 있다.
2007년 9월까지만 해도 삼성생명의 현·예금이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대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6월 말 기준으론 2.2%, 지난해 12월엔 3.2%까지 증가했다. 자산규모 증가로 보유 현·예금의 규모도 1조 원대에서 5조5000억 원 넘어선다.
수익률이 4%에 달하던 시절에야 현·예금 보유가 큰 문제가 없었지만 지난해 12월 말 현·예금의 수익률은 고작 1.1%에 불과하다. 수익률이 떨어진 상황에서 오히려 4조 원 넘게 현·예금이 늘어난 것은 그 만큼 투자할 곳이 없다는 말과 같다.
지속적으로 국고채 비중을 늘리고 있지만 투자수익률이 문제다. 2009 회계연도에 5.6%에 달했던 채권 투자수익률은 저금리의 영향으로 지난 6월 말 4.4%에 불과하다. 전체 총 자산의 수익률 5.2%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대체투자의 일환으로 금융위기 전 12조 원을 넘어섰던 외화유가증권 투자도 지난 6월 말 9조 원 수준으로 줄었다. 금융위기 당시 외화유가증권 투자에서 손실을 본 경험덕에 자산 증가에도 불구하고 외화유가증권 투자에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보수적인 투자성향은 삼성생명의 운영자산이익률이 2년 연속 업계 평균을 하회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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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SRA 설립 이어 삼성자산 인수까지…변화하는 자산운용정책
지난 2011년 3월까지만 해도 삼성생명의 투자용 부동산은 19곳으로 취득가 기준으로 7500억 원에 불과했지만 지난 6월 말엔 91곳( 6조1720억 원)으로 늘었다. 투자처 부재 속에서 부동산 투자를 늘린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전략은 금융회사의 부동산 투기라는 비판어린 시선을 피할 수 없었고, 결국 삼성생명은 지난 2012년 말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인 삼성SRA를 설립했다. 안정적인 임대 수익과 매각차익까지 얻을 수 있는 부동산에 대한 본격적인 투자를 위해서다.
이어 지난 5월 삼성생명은 삼성자산운용의 지분 100%를 인수를 결정했고, 지난 7월엔 금융위원회로부터 삼성자산운용의 연결종속회사 편입을 승인받았다. 운용자산 160조 원에 걸맞는 자산운용 체계를 구축해, 보험영업 둔화와 투자수익률 하락의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포석이다.
삼성생명은 삼성자산운용과의 시너지 극대화를 통한 미래성장동력 확보의 밑그림을 그린 상태다.
삼성생명 장기투자의 강점을 삼성자산운용에 접목하고, 단기투자에 강점이 있는 삼성자산운용의 노하우를 서로 공유한다는 정책이다. 이를 통해 삼성생명은 급변하는 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 한편 삼성자산운용에 대한 자산투자를 지원한다. 삼성생명의 대체투자, PF투자, 부동산펀드 투자, 해외투자 등의 노하우도 삼성자산운용에 이전된다.
삼성자산운용을 글로벌자산운용사로 성장시키기 위한 지원도 전폭적으로 이뤄진다. 삼성자산운용의 해외진출을 위한 해외 자산운용사의 지분 투자도 검토 중이다. 전영묵 삼성생명 전무는 "삼성자산운용을 글로벌 탑 수준의 자산운용사로 키우는 것이 중장기 목표"라며 "삼성생명 자체로도 자산운용을 미래성장동력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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