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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뱅크, 업황침체 불구 흑자 '시장 평가는' [발행사분석]10분기 연속 흑자에도 재무부담 가중

민경문 기자공개 2015-03-05 10:16:50

이 기사는 2015년 03월 03일 08: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저유가와 원화 강세라는 비우호적 환경 속에서도 현대오일뱅크는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높은 고도화 비율과 낮은 수출 비중 등에 힘입어 대형 정유사 중에서 유일하게 적자를 면한 것. 작년 3번의 회사채 발행이 모두 오버부킹을 기록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았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정제마진 약세와 수급 불안정 지속에 따른 수익성 하락까지 면하기는 어려웠다. 특히 석유화학 등 비정유부문과 고도화설비에 대한 대규모 투자로 차입금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신용등급에 대한 국내 신용평가사의 스탠스가 당초 '상향 무드'에서 '현상 유지'로 바뀐 이유이기도 하다.

◇저유가·수급 불안정으로 수익성 악화일로

현대오일뱅크는 내달 최대 4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주관사 선정 작업을 마무리지었다. 만기는 3·5·7년으로 정해졌다. 4개월 만의 공모채 발행인데 지난해 1월, 6월, 11월 회사채의 경우 모두 기관투자가의 호응 속에 성공적으로 발행이 이뤄졌다.

지난해 회사채를 찍은 정유사 중 가장 낮은 'AA-' 신용등급에도 불구하고 업황 불황 속 나홀로 흑자행진을 이어오고 있다는 점이 투심을 달랬다는 평가다. 현대오일뱅크은 지난해 4분기까지 10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기간 수천 억대의 적자에 허덕인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등과는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높은 고도화 비율(36.7%), 50%를 하회하는 낮은 수출비중, 원유 도입원 다원화를 통한 원가경쟁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시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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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신용평가 참조
하지만 올해도 개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정유업황을 고려하면 회사채 흥행 지속 여부는 불확실하다. 저유가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중국, 유럽의 수요성장 둔화를 감안할 때 단기적인 수급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현대오일뱅크 역시 그 동안 흑자를 이어나가긴 했지만 수익성 자체는 계속 나빠지고 있는 형국이다.

실제 2013년 4033억 원을 기록했던 현대오일뱅크의 영업이익(별도 기준)은 작년 9월 말 기준 1792억 원에 그치고 있다. 영업이익률은 1.2%대까지 떨어졌고 상각전영업이익(EBITDA)/매출액 비율 역시 2.4%로 최근 4년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비정유부문 출자로 차입금 부담↑...신용등급 상향 모멘텀 사라져

반면 차입금은 계속 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의 순차입금 규모는 2011년 2조 8000억 원에서 3조 2512억 원(작년 3분기 말 기준)까지 늘었다. 정작 영업수익이 이를 뒷받침 못하다 보니 차입금커버리지 여력 또한 약화되고 있다. 고도화설비 관련 대규모 투자를 꾸준히 진행해 온데다 윤활유 및 석유화학 등 비정유부문의 출자 지속 등이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상황은 현대오일뱅크의 신용도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올 들어 국내 신용평가 3사는 현대오일뱅크의 신용등급 전망을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조정했다. 여타 정유업체처럼 아예 신용등급이 떨어지거나 등급 하락 위험에 놓인 것은 아니지만 향후 등급 상향 모멘텀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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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오일뱅크 재무 현황(한신평 참조)
여기에 모회사인 현대중공업이 실적 악화에 따른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입지가 추락하고 있다는 점은 계열 지원 가능성을 어렵게 만드는 부분이다. 현대중공업의 신용등급은 지난해 말 AA+급에서 AA급으로 한 단계 하향 조정된데다 '부정적' 등급 전망이 붙어있다. 추가 하락할 경우 자회사인 현대오일뱅크의 신용도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단기적인 수급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유가하락이 추가적인 수익부담요인이 되고 있다"며 "2014년 이후에도 현대케미칼 지분투자, FBC 건설투자 등으로 연간 5000억 원 이상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어 당분간 차입금 증가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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