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뼈아픈 'HDD모터' M&A 후유증 日 알파나 인수 후 누적적자 1600억..신규 출자 효과도 無
박창현 기자공개 2015-03-05 08:27:00
이 기사는 2015년 03월 03일 15시1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기 하드디스크(HDD) 모터 사업부문 실적 부진은 인수합병(M&A)으로 사들인 일본 알파나 테크놀로지(Alphana Technology)의 추락과 정확히 궤를 같이 한다. 1600억 원에 육박하는 누적 적자가 HDD 모터 사업 부문 특별 관리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다.삼성전기는 최근 조직 개편을 통해 HDD 모터 사업부를 별도 조직으로 분리해 운영하고 있다. 적자 사업 구조가 고착화되자 특별 관리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HDD 사업 부문의 부진은 사실상 M&A 실패 영향이 크다. 삼성전기는 지난 2012년 세계 2위 HDD 모터 업체인 일본 알파나 테크놀로지를 약 1500억 원을 들여 인수했다. 규모의 경제 실현과 동시에 HDD 모터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인 결단이었다.
삼성전기는 이 거래를 통해 2%에 불과했던 HDD 모터 시장 점유율을 13%로 높였다. HDD 업계가 씨게이트와 웨스턴디지털 양강 체제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제조 역량과 캐파 등 몸집을 키워 시장 대응력을 높이겠다는 계산도 깔렸다. 또 기존 2.5인치 HDD 모터에 한정돼 있던 라인업이 3.5인치 제품으로 확대되면서 사업 확장 기회도 모색할 수 있었다.
하지만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전력 소모가 적고 빠른 처리 속도를 가진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가 기존 HDD 시장을 빠른 속도로 잠식해나가면서 성장세가 꺾였다. 여기에 압도적인 HDD 모터 1위 기업 '니덱'의 시장 지배력에 밀리면서 수익성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니덱의 시장 점유율은 80%에 육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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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록지 않은 시장 환경에 놓이면서 실적도 바닥을 쳤다. 알파나 판매법인(Samsung Electro-Mechanics Japan Advanced Technology)과 생산법인(Samsung Electro-Mechanics Nakhonratchasima) 모두 적자 사업구조가 고착화됐다.
판매법인은 인수 첫해와 이듬해 각각 66억 원, 16억 원의 적자를 냈다. 지난해에는 적자 규모가 562억 원으로 확대됐다. 생산법인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인수 후 누적 적자액만 935억 원에 달한다. 영업활동을 통한 수익 창출에 실패하면서 재무구조도 악화됐다. 알파나 판매법인은 인수 이후 줄곧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다. 작년 기준으로 자산(2618억 원)보다도 부채(3128억 원)가 510억 원 더 많다.
삼성전기는 지난 2013년 알파나 판매·생산법인에 각각 435억 원, 448억 원 규모의 신규 자본 출자를 단행했지만 연이은 손실 탓에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삼성전기는 알파나에 대한 대대적인 군살빼기를 통해 수익성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알파나는 HDD모터 글로벌 2위 업체로 높은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다양한 효율화 방안을 시행해 수익성 확보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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