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경영분석]김병호의 하나은행, '리스크 명가' 회복할까[2014년 4분기]⑥고정이하여신, 총여신보다 빠르게 상승…"여신심사 인력 확충 등 투자"
윤동희 기자공개 2015-03-09 08:03:50
이 기사는 2015년 03월 05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병호 하나은행장은 지난달 취임 일성으로 "자산건전성 최고 은행, 리스크관리 명가라는 자손심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KT ENS 부실 심사라는 사건 영향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하나은행의 자산건전성이 예전같지 않기 때문이다.자산건전성을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인 수치인 고정이하여신(NPL)비율만 봐도 그렇다. 하나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NPL비율은 1.18%다. 국내은행의 평균 NPL비율(1.53%)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 절대 수준이 높아졌다. 비율 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하나은행의 NPL비율은 꾸준히, 예측할 수 없게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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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의 NPL비율은 금융위기 전까지는 1%에도 미치지 않는 '리스크 관리 명가'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2008년 1.20%로 오른 후 비율은 1% 밑으로 떨어지지 못했다.
하나은행은 전체 여신이 늘어나는 속도보다 고정이하 여신이 늘어나는 속도가 더 빨랐다. 2005년부터 하나은행의 총 여신의 연평균 증가율(CAGR)은 7.7% 였으나 고정이하여신의 증가율은 9.9% 였고, 2011년부터 비교했을 때는 각각 1.7%, 4.9%의 증가율로 부실여신 비중이 가파르게 올랐다.
2013년에는 KT ENS 협력업체와 관련된 여신 때문에 1.47%까지 NPL비율이 올랐다. 지난해 말 기준 NPL비율은 1.18%로 전년대비 0.30% 포인트 떨어졌지만, 대분의 부실 여신을 4분기에 털어낸 영향이 컸다. 지난해 3분기까지의 NPL비율은 1.34%로 전년말 대비 0.14% 포인트 감소하는 데 그쳤다.
하나은행 리스크관리 관계자는 "2년 여 전까지는 NPL비율이나 크레딧코스트, 연체율 등 하나은행의 자산건전성 지표가 업계 탑이었는데 지난해에는 경쟁사에 1위 자리를 놓쳐 성적이 부진했다"며 "대표적으로 KT ENS 사건이 터지는 등 저금리 상황에서 중요한 비용관리가 제대로 안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하나은행의 부실채권 상각 규모는 5255억 원, 매각 규모는 3257억 원으로 전년대비 80~90% 수준이었다. 특히 3분기 중 매각 규모는 0원으로 부실채권 처리 작업이 불규칙적으로 이뤄졌다. 지난해는 KT ENS 관련 소송 개시와 금융당국의 김종준 전 행장 징계와 사임, 직무대행 체제 등 은행 분위기가 어지럽던 시기다. 김 행장이 안정적인 관리를 돕는 리스크 인프라 확충을 강조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출발했을 거란 분석이다.
또 김 행장이 현장 중심의 리스크·심사 기능 강화를 강화한 배경은 연체율과 NPL비율과의 괴리에서 찾아볼 수 있다. 연체율은 말 그대로 채권 상환이 연체되는 경우이기 때문에 NPL비율의 선행 지수로 보기도 한다. 연체율과 NPL비율의 기울기는 비슷하게 움직인다는 의미다.
하지만 하나은행의 경우 연체율과 NPL비율의 상관관계가 높지 않다. 2005년부터 연 단위로 추적한 두 지표의 상관관계는 오히려 마이너스다. 2010년부터는 눈으로도 두 지표 간의 간극을 확인할 수 있다. KT ENS의 사례처럼 '사고'에 가까운 성격의 여신도 있지만 단순히 상환 여부로만 여신의 회수 가능성을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선제적인 여신감리 기능이 필요한 이유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기본기에 충실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현장 점검, 여신 신청자와의 주기적인 인터뷰 등으로 대규모 부실,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것"이라며 "여신 심사 인력을 확충하고 유동화, 인수금융 등 특수금융 등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부문에 인적·물적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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