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3월 09일 14: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양에이치씨(우양HC)의 분식회계 의혹이 증폭되는 가운데 불똥이 상장 주관을 맡은 한화투자증권으로 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거 분식회계로 상장폐지된 중국고섬 사태 등에 비추어볼 때 금융당국이 상장 주관사에 책임을 물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우양HC는 지난 2012년 7월 한화증권의 주관으로 기업공개(IPO)를 성사시켰다. 한화증권이 대표주관을 맡고, 한화투자증권(옛 프루덴셜투자증권)이 인수단에 참여했다. 당시 한화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이 합병 작업을 진행 중이었고, 합병이 같은해 9월 완료됐다는 점에서 사실상 한화투자증권의 주관으로 IPO가 이뤄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우양HC는 지난해 6월 당시 최대주주였던 박민관 전 대표의 횡령 혐의가 불거지면서 상장폐지 실질심사를 받았다. 상장한지 2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한국거래소는 박 전 대표가 횡령한 금액이 자기자본의 11%에 해당하는 139억 원에 달한다는 이유로 곧장 상장폐지를 검토했다.
우양HC는 우여곡절 끝에 상장 폐지를 면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부도에 직면했다. 공시된 손익계산서 상으로는 이익을 냈지만, 실제 현금 유입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던 탓이다. 부도는 분식회계를 통해 고의로 매출을 부풀렸기 때문이라는 의혹이 생겼고, 금융 감독원은 이에 대한 감리에 착수한 상태다.
횡령과 분식회계 문제가 잇따라 불거지면서 증권업계에서는 우양HC의 상장 주관을 맡은 한화투자증권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특히, 우양HC 사태가 앞서 상장폐지된 중국고섬과 '데쟈뷰'를 일으켰다는 점에서 금융당국 차원에서 한화투자증권에 대한 제제를 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공교롭게도 중국고섬 역시 한화투자증권이 IPO 주관에 참여했다. 이로 인해 한화투자증권(공동 주관)은 대우증권(대표 주관)과 함께 금융위원회로부터 각각 20억 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투자은행(IB) 부문의 전통 강호로 손꼽혀 오던 대우증권은 당시의 평판 훼손으로 인해 수년간 주요 IPO 주관사 경쟁에서 낙마하기도 했다.
법원은 최근 회사 측이 고의로 저지른 분식 회계를 주관사가 완전히 검증하는 데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이유로 과징금 취소 판결을 내리긴 했다. 하지만 과징금 부과가 취소된 것일 뿐 주관사의 의무를 소홀히 했다는 점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았다.
금융당국이 우양HC 사태의 진상과 책임 소재를 묻는 과정에서 중국고섬 때보다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중국고섬은 중국에 소재한 기업의 주식예탁증서(DR)를 국내 증시에 상장하는 과정에서 사전에 분식 회계 징후를 파악하기에는 물리적 어려움이 있었다. 반면 우양HC는 국내 기업인데다 중국고섬 사태가 불거진 시기에 상장 작업을 진행한 만큼 주관사가 더욱 면밀한 검증을 거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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