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캣 프리IPO, DICC트라우마 극복할까 한화운용, 펀딩 부담으로 작용할 듯…풋옵션 대신 'IPO+우선주 배당'에 기대
민경문 기자공개 2015-03-26 09:54:18
이 기사는 2015년 03월 23일 16: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과연 밥캣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를 통해 8000억 원을 조달할 수 있을까. 밥캣이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실적 상승세를 보여온 것은 긍정적이지만 기업공개(IPO) 외에 마땅한 엑시트 수단을 제공하지 않아 대규모 자금을 유치하기가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여기에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의 사례도 이번 프리IPO 과정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재무적 투자자(FI)들은 당초 IPO계획을 포기하고 매각으로 선회했지만 투자 원금을 회복할 수 있을 지는 불확실하다.
◇한화운용, '밥캣IPO·우선주 배당' 통한 자금 회수 기대…풋옵션 없어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는 8000억 원 규모의 밥캣 프리IPO 거래를 위해 한화자산운용과 협상을 진행중이다. 지난해 사모투자펀드(PEF)운용 부서를 신규 셋업한 한화자산운용 입장에서는 첫 번째 대규모 딜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이직한 손영민 상무가 기관투자가 펀딩 등 거래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 상무는 미래에셋맵스(현 미래에셋자산운용) 재직 당시 두산인프라코어의 밥캣 인수에 적잖은 기여를 했다. 2007년 신영증권, 한국투자증권, 동양증권(현 유안타증권) 등과 8억 달러 규모의 전환우선주에 투자했고 자금 회수도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다수의 PE운용사들이 밥캣 프리IPO 투자에 눈독을 들여왔지만 '신입'이나 다름없는 한화자산운용이 거래 상대방으로 낙점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한화자산운용은 공동 GP(무한책임사원)없이 단독으로 펀딩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주 형태가 상환전환우선주(RCPS)가 아닌 전환우선주(CPS)로 결정된 것은 그만큼 두산그룹의 상환 부담을 덜기 위해서인 것으로 파악된다. 부채비율 우려 때문에 별도 풋옵션을 제공받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화자산운용의 엑시트(자금 회수)는 밥캣 IPO와 우선주 배당에 기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 밥캣의 실적이 미국 시장의 업황 개선으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은 상장 가능성을 높이는 부분이다. 밥캣은 지난해 매출액 3조 7387억 원, 영업이익 3220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4.4%, 영업이익은 13.5%씩 증가한 수치다. 두산인프라코어 매출에서 밥캣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13년 46%에서 지난해 48.6%로 커졌다.
시장 관계자는 "한화생명 등의 후방 지원이 가능하겠지만 8000억 원이라는 자금을 PEF업계의 신생업체나 다름없는 한화자산운용이 모으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최근 밥캣의 성장세가 분명하고 모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 역시 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가 설립될 경우 중국 시장 내에서의 인프라 수요 증대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DICC 재무적 투자자 손실 불가피…펀딩 부담으로 작용할 듯
하지만 두산인프라코어 자회사인 DICC를 둘러싸고 FI가 자금 회수에 난항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일정 부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IMM PE, 미래에셋 PE, 하나대투증권 PE가 2011년 DICC 지분 20%를 3800억 원에 사들였지만 중국 시장 악화로 DICC실적은 곤두박질쳤다. 이들은 당시 두산캐피탈 유상증자에 500억 원의 자금을 투입하기도 했다.
IPO를 통해 자금을 회수하려던 계획은 사실상 무산됐고, 드래그얼롱(drag-along) 옵션도 성사되지 못했다. 두산그룹과의 대치 정국이 1년 간 지속된 가운데 FI는 최근 말레이시아계 CIMB증권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지분 매각 작업에 돌입했다. 두산그룹이 우선매수권을 활용하더라도 FI 원리금 이상의 가격으로 거래가 성사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시장 관계자는 "과거 삼화왕관, SRS코리아,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의 두산 계열사는 FI와 손 잡고 '윈윈'의 결과를 이끌어냈지만 DICC의 경우 FI가 일정 손실을 감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두산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떠오른 밥캣과 DICC를 직접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밥캣 프리IPO 성사를 위해서는 투자자에 DICC사례를 불식시킬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i-point]시노펙스, 유튜브 통해 적극 주주 소통
- [코스닥 상장사 매물 분석]빅텐츠 인수 예고한 나노캠텍, 내실 다지기 '글쎄'
- [IR Briefing]'경영권 분쟁 일축' 에스켐 "OLED 소재 전문 공급사 도약"
- [Company & IB]SK·LG 이은 '빅 이슈어' 한화, KB증권으로 파트너십 '이동'
- 우리금융, CEO 장기 승계 프로그램 가동…후보군 면면은
- 최규옥 전 오스템 회장, 주성엔지 투자 방침 '유지'
- [한미 오너가 분쟁]'직접 소통' 약속 지킨 신동국, 소액주주연대 '지지' 화답
- [SK스퀘어 밸류업 구상 점검]인크로스, 'T딜+AI' 신성장동력 확보 속도
- [저축은행경영분석]NH저축은행, 흑자전환 지속 가운데 건전성 관리 과제
- [저축은행경영분석]KB저축은행, 연체율 8.8%…건전성 개선 고삐 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