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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국공채펀드, 키움이 '끌고' 한화가 '밀고' 키움운용, 시장 개척…한화운용, 소규모펀드 리디자인 성공

박상희 기자공개 2015-04-16 13:55:10

이 기사는 2015년 04월 09일 15: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단기간에 설정 규모가 급속히 커진 단기 국공채펀드는 키움자산운용이 시장 개척자 역할을 했고, 한화자산운용이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데 일조했다. 머니마켓펀드(MMF)보다 조금 더 길게 투자하기를 원하는 단기 투자 수요층을 파고든 전략이 먹혔다.

키움과 한화자산운용 모두 국내 주식형보다는 채권형펀드에 강한 면모를 보여온 하우스다. 키움자산운용은 합병 이전의 우리자산운용과 계열사 관계에 있던 우리은행 고객의 수요를 파악해 과감하게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단기 국공채펀드를 시장에 선보였다. 한화운용은 순자산 50억~60억 원 수준으로 해산 위기에 몰렸던 펀드를 단기국공채펀드로 리디자인하는 데 성공, 1조 원 규모의 대형펀드로 키워냈다.

◇ 우리은행, 6개월 이상 1년 이하 기간 투자상품 개발 주문..키움, '단기국공채펀드' 출시

우리자산운용은 키움자산운용과 합병 이전인 지난 2013년 당시 계열사 관계에 있던 우리은행의 전국 지점 설명회를 돌던 중 단기 투자상품을 개발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키움자산운용 관계자는 "설명회를 다니면서 대표적인 단기 상품인 MMF보다 길게 투자하고 싶은데 마땅한 투자 상품이 없다는 이야기를 우리은행 관계자로부터 많이 들었다"면서 "안정성을 중요시하는 은행 고객 성향에 맞춰 국공채에 투자하면서도 듀레이션을 짧게 가져가 은행 예적금 이자보다 높은 수익을 제공하는 단기국공채펀드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키움단기국공채펀드
*출처: theWM

그래서 나온 게 지난해 2월 말 출시된 '키움단기국공채증권자투자신탁 1[채권]'이다. 이 펀드는 출시 2달 만에 순자산 1000억 원을 돌파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농협은행은 단기국공채펀드가 히트를 치자, 키움자산운용에 비슷한 컨셉트의 펀드를 추가로 출시해 자사에서 단독 판매할 것을 제안했다. '키움단기국공채플러스증권투자신탁 1[채권]'은 농협은행에서만 600억 원 넘게 팔렸다.

채권형 공모펀드 가운데 펀드명에 '단기국공채'를 내세운 최초의 펀드는 지난 2009년 출시된 '미래에셋솔로몬단기국공채증권투자신탁1(채권)'이었다. 하지만 이 펀드는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직판F' 클래스여서 개인 투자자 및 리테일을 타깃으로 삼지는 않았다. 키움단기국공채펀드는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단기국공채펀드를 업계 처음으로 출시해 소위 '대박'을 터트렸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키움자산운용이 실질적으로 단기 국공채펀드 시장을 개척한 '퍼스트 무버(first mover)' 역할을 했다"며 "지난해 단기 국공채펀드가 인기를 끈 데에는 초기 키움자산운용의 역할이 컸다"고 말했다.

◇ 한화운용, 해산위기 펀드 단기국공채펀드로 리디자인..대형펀드 '발돋움'

한화자산운용은 기존의 펀드를 단기 국공채펀드로 리디자인하는 전략을 썼다. 지난 2006년 설정한 '한화정통액티브증권투자신탁1(채권)'은 리디자인 이전까지만 해도 운용규모가 50억 원에 불과했다. 2010년 200억 원 수준이던 운용 규모가 계속해서 줄어들면서 해산 위기에 처한 상태였다.

키움자산운용에서 출시한 단기 국공채펀드가 시장에서 반향이 일자 비슷한 컨셉트의 상품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한화자산운용은 지난해 7월 기존 정통액티브펀드에 과감히 메스를 들이댔다.

국민은행 등 기존 한화정통액티브펀드의 메인 판매사를 찾아가 단기 국공채펀드로의 리디자인 계획과 향후 운용 스킴의 변화 등을 담은 제안서를 제출하고 설명회를 열었다. 키움단기국공채펀드가 우리은행 및 농협은행에서 히트 치는 것을 지켜본 국민은행은 펀드 리모델링에 긍정적인 반응을 했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푸르덴셜자산운용과 합병하면서 펀드 개수가 크게 늘어난 데다 중복되는 펀드도 많은 상태여서 신규로 단기 국공채펀드를 출시하는 것보다 기존의 소규모 펀드를 리디자인 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말했다.

한화단기국공채펀드
*출처: theWM

한화정통액티브펀드에서 '한화단기국공채증권투자신탁(채권)'으로 탈바꿈한 후 자금이 밀려들면서 6개월 만에 순자산 50억 원에서 6000억 원의 대형펀드로 성장했다. 현재 이 펀드의 운용규모는 꾸준히 증가해 9000억 원을 바라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펀드 운용 스킴을 완전히 바꾸는 리디자인을 실시해 크게 성공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라면서 "한화단기국공채펀드는 수요층을 확실히 파악하고 리디자인을 결정한 데다 판매사의 긍정적인 반응이 더해지면서 유례 없는 흥행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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