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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 노린 '단기국공채펀드', 은행고객 사로잡았다 키움단기국공채·한화단기국공채, 운용규모 1.7조 웃돌아

박상희 기자공개 2015-04-16 13:55:04

이 기사는 2015년 04월 08일 13: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단기 국공채펀드는 지난해 초만 해도 운용 규모가 500억 원(공모펀드 기준)을 밑돌았으나 1년이 지난 최근엔 2조 원 규모로 40배 가까이 성장했다. 단기간에 시장 규모가 커질 수 있었던 것은 단기 자금 투자 수요층의 틈새 시장을 잘 파고 들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대표적인 단기성 금융상품은 설정액 100조 원을 돌파한 머니마켓펀드(MMF)다. 하지만 보통 만기 30일 이내의 초단기 상품인 MMF는 6개월 이상 1년 미만의 투자를 원하는 수요층을 만족시키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단기 국공채펀드는 가중평균잔존만기(듀레이션)를 짧게 가져가 금리 변동의 위험성을 낮추면서 동시에 MMF보다 높은 수익률을 제공한다는 이점을 내세워 1년 이하 투자를 원하는 수요층을 사로잡았다.

특히 우리은행, 국민은행, 농협은행 등 은행권 고객의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지난해 기준금리가 2차례 인하된 가운데 시중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제공하고 5등급의 낮은 투자위험으로 안정성이 높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은행권에서만 1조5000억 원이 넘는 투자금이 몰렸다.

◇키움단기국공채·한화단기국공채, 운용규모 1.7조 웃돌아

단기국공채펀드 전체 운용규모가 2조 원 수준으로 커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펀드는 '키움단기국공채증권자투자신탁 1[채권]'과 '한화단기국공채증권투자신탁(채권)'이다. 두 펀드의 운용규모만 1조7000억 원을 웃돈다.

8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달 초 기준 키움단기국공채펀드는 우리은행에서만 8000억 원이 넘는 판매잔고를 기록했다. 전체 판매액의 94%에 해당한다. 운용 스킴은 키움단기국공채펀드와 유사하지만 농협은행 단독 판매를 위해 출시된 '키움단기국공채플러스증권투자신탁 1[채권]'은 700억 원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키움_한화 단기국공채펀드
*출처: 한국펀드평가

한화단기국공채펀드는 국민은행이 4300억 원 가량의 판매액을 기록하는 등 전체 판매잔액의 55%를 차지했다. 그밖에도 하나은행 1661억(21%), 기업은행 1080억 원(14%) 등 은행권의 판매잔고가 92%에 달했다.

은행권 고객은 상대적으로 안정성에 초점을 맞추고 자산을 보수적으로 운용하는 경우가 많다. 투자 기간을 1년 이하로 가져가면서 MMF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포인트가 주효했다.

한 판매사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채권형펀드는 증권사보다 은행권에서 더 잘 팔리는 상품군"이라면서 "키움단기국공채펀드의 경우 합병 이전 우리자산운용 시절부터 계열사였던 우리은행에서 잘 팔리던 상품이었고, 한화단기국공채의 경우 MMF 이외의 단기 금융상품을 원했던 국민은행과의 니즈가 잘 맞아 떨어졌다"고 말했다.

◇MMF보다 긴 투자기간, 더 높은 수익률..투자자 세분화 전략 주효

단기 국공채펀드는 다른 상품과 달리 타깃 수요층이 명확한 것이 특징이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보통 투자기간이 3개월 정도인 MMF보다는 투자 기간이 길지만 1년 이상 묵혀두지는 않을 정도로 투자하기를 원하는 고객이 주로 찾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8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지면서 시중 유동성이 크게 늘었다. 대부분 단기 금융상품으로 흘러 들면서 부동자금이 크게 증가했다. 장기화된 저금리 현상 속에 장기 금융상품보다는 환금성이 높은 단기 상품을 찾는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단기 금융상품인 MMF는 설정액 규모가 100조 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단기 국공채펀드는 단기 금융상품에 대한 수요층을 투자 기간에 따라 세분화하는 전략을 썼다. MMF에 투자하는 3개월보다는 장기로 투자하지만 1년 이상 투자하지는 않을 수요층을 타깃으로 했다. 그 결과 은행 정기 예·적금 금리보다 약간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단기국공채펀드로 은행권 고객이 몰렸다.

최근 단기 국공채펀드는 평균 듀레이션을 지난해 1년 수준에서 최근에는 0.6~0.65년으로 더 낮춘 상태다. 금리변동에 따른 가격변동위험을 더 축소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3차례 기준 금리 인하기 이뤄지면서 단기 국공채펀드에는 호재가 됐다. 수수료와 보수 등을 제외하고 연 2.5~2.6% 수준의 수익률을 목표로 하는데 지난해의 경우 평균 3% 수준의 수익률을 올렸다.

키움자산운용 관계자는 "단기 국공채펀드는 장부 평가 방식인 MMF와 달리 시가평가를 따르기 때문에 금리 인하에 따른 채권 가격 상승효과를 노릴 수 있다"며 "금리변동에 둔감한 MMF와 달리 금리 변동이 수익률에 바로 영향을 줘서 두 차례 금리인하가 있었던 지난해의 경우 목표 수익률을 초과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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