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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증권, 동부건설 법정관리 직전 "채권 팔아라" 지점장 회의 "신속한 매도" 방침 전달…"개인 민원 한건도 없어"

이승우 기자/ 김기정 기자공개 2015-04-16 13:54:54

이 기사는 2015년 04월 13일 14: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부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하기 직전, 계열사 동부증권이 회사채 투자자들에게 '동부건설 채권 매각'을 급하게 유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동부건설 회사채 투자자 대부분은 동부증권 고객으로 동양사태와 달리 피해 규모나 민원 제기가 적었다. 동부증권은 채권단 워크아웃을 신청한 동부메탈 회사채 투자자들에게도 같은 방식으로 채권 매도를 유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동부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지난해 12월31일 이전 동부증권은 수차례 지점장 회의를 열고 동부건설 회사채 리스크 관리 방안을 논의했다. 이 회의에서 동부증권은 투자자들에게 동부건설 회사채를 신속히 매도하는 방향으로 유도하라는 방침을 지점장들에게 전달했다.

이같은 방침은 고객들에게 그대로 전달됐고 동부건설 법정관리 신청을 전후로 개인 투자자들이 실제 채권 매각에 나섰던 것으로 파악됐다. 동부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하기 전날인 지난해 12월30일, 동부건설 회사채 257회는 장내에서 평소보다 두 배 이상 많은 13억원(액면금액)이 거래됐다. 이 채권 대부분이 개인 고객 물량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말 기준 동부건설 회사채 잔액(BW 제외)은 1000억원 정도로 개인이 220억원(907명)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금융감독당국이 밝혔다.

동부증권

동부증권 회의에서는 동부건설 뿐 아니라 동부메탈 회사채에 대한 정리 의견도 오간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로서는 동부건설과 마찬가지로 동부메탈 역시 법정관리 가능성이 있었다는 분석이다.

동부증권 관계자는 "동부건설에 이어 동부메탈 역시 법정관리로 가는 줄 알고 지점장회의가 소집됐는데 조건부 워크아웃으로 가면서 결과적으로 급하게 매도할 필요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작년말 기준 동부메탈 채권 잔액은 2120억원으로 무담보사채가 1150억원이고 담보부사채가 970억원이었다. 하지만 동부메탈의 경우 법정관리가 아닌 채권단 워크아웃으로 확정되면서 채권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입지는 않았다. 개인투자자들의 동부메탈 회사채는 만기가 3년 연장됐고 금리는 기존 5~6%에서 2%로 하향 조정됐다.

동부증권의 사전적인 고객 관리로 동양 사태와 달리 채권 투자자들의 큰 피해가 없었다는 게 감독당국과 동부증권의 평가다. 이미 동부건설에 대한 법정관리 가능성이 끊임없이 제기, 이를 우려한 개인 투자자들이 사전에 리스크 관리를 한 측면도 있다. 현재까지 금융감독원에 동부건설과 동부메탈 회사채와 관련된 민원은 한 건도 없다.

한편 동부증권이 동부건설과 동부메탈 등 계열사의 내부정보를 사전에 파악, 이를 이용해 고객 관리에 선제적으로 나선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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