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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증권 M&A, '5조 몸값'이 발목잡나 연초 이후 주가 70%이상 급등…가격 부담에 원매자 참여 어려울 듯

민경문 기자공개 2015-04-20 10:15:02

이 기사는 2015년 04월 16일 14: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 들어 대우증권 매각 이슈가 수면 위로 부상하기는 했지만 아직까지 진척된 모습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특히 대우증권 주가가 급등하면서 당초 예상보다 비싸진 몸값에 원매자를 찾기가 쉽지 않아졌다는 분석이다. 현 주가 수준이라면 산업은행 보유 지분율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고려한 매각 가격이 최대 3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은 올해 1월 "정부와 협의를 거쳐 대우증권, KDB캐피탈, KDB자산운용의 매각 시기 등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한 바 있다. 뒤이어 금융위원회 역시 "대우증권 매각을 연내 시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히며 연내 매각 가시화 가능성을 높였다. 산업은행은 대우증권 지분 4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 때만하더라도 대우증권의 주가는 9000원 대에 불과했다.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3조 원에 그치는 수준이었다. 산업은행의 보유 지분율(43%)을 고려한 지분가치에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도 2조 원을 넘기가 힘들 것으로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하긴 했지만 증권업 자체에 대한 시장 전망이 긍정적이지 못했다는 점도 한몫을 했다.

하지만 대우증권 주가는 1월 말부터 꾸준히 오르기 시작하더니 3월부터 급등세를 타기 시작했다. 4월 14일 종가는 1만 6450원이었다. 연초와 비교하면 무려 70% 이상 오른 셈이다. 대우증권 주가가 1만 6000원 대를 찍은 건 2011년 7월이 마지막이었다. 대우증권을 포함해 증권주는 평균적으로 63% 이상 상승하며 업종 지수 중 가장 큰 폭의 오름세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기준 금리 인하에 따라 보유 채권의 평가 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된 점이 주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대우증권의 1분기 순이익은 1000억 원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는데 하반기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2015년 전체로는 최대 5000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대대적인 구조조정 이후 중소중견 기업을 중심으로 영업력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산업은행이 대우증권의 비싸진 몸값 때문에 섣불리 인수합병(M&A) 작업에 나서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15일 종가 기준 대우증권의 시가총액은 무려 5조 5049억 원이었다. 산업은행 보유 지분가치만 해도 2조 3671억 원에 달한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해질 경우 매각 가격은 3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연초와 비교하면 고작 3개월 만에 가격이 1조 원 이상 비싸진 셈이다.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등이 대우증권의 유력한 인수 후보로 검토되고 있지만 그만한 가격을 주고 무리해서 대우증권을 사들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특히 대우증권의 매각 주체가 산업은행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거래 가격을 임의로 낮추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현대증권 매각을 둘러싸고 산업은행과 인수 후보인 오릭스프라이빗에쿼티(PE)와의 본계약(SPA) 체결이 늦어지고 있는 점도 현대증권의 주가 급등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올 초만 하더라도 7000원 내외에 그치던 현대증권의 주가는 최근 1만 2000원을 돌파한 상태다.

시장 관계자는 "연내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고 이에 따라 대우증권 주가도 추가로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섣불리 매각 작업을 진행하는 어려울 것"이라며 "지난해 NH금융지주가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하면서 매각 단가를 올릴 만한 경쟁사도 줄어들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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