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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차입 인수' 헤드랜드, 3년 만에 3배 차익 총 2445억 원 회수…'제값 받기' 전략 주효

권일운 기자공개 2015-04-22 10:40:38

이 기사는 2015년 04월 21일 11: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헤드랜드캐피탈파트너스가 영실업에 투자한지 3년 만에 3배 이상의 차익을 기록했다. 헤드랜드캐피탈은 인수 자금을 100% 펀드 출자금(에퀴티)으로 충당, 영실업의 기업가치를 보전함과 동시에 매각가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전략을 택했다.

헤드랜드캐피탈과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PAG)은 지난 20일 영실업 지분 96.5%와 경영권을 2200억 원에 넘기는 내용의 주식양수도계약(SPA)을 체결했다. 해당 지분을 인수하는 데 600억 원을 들인 헤드랜드캐피탈은 3년 만에 1600억 원의 매각 차익을 기록했다. 여기에 유상감자로 회수한 245억 원을 합하면 전체 차익 규모는 1845억 원에 달한다.

헤드랜드캐피탈은 영실업 인수 과정에서 사모투자펀드(PEF) 업계에서 널리 통용되는 차입매수 기법을 활용하지 않았다. 인수 대금 600억 원 전체를 펀드 출자금으로 충당키로 하고, 'HCP코리아 인베스트먼트 VII'라는 이름의 특수목적법인(SPC)을 영실업 인수 주체로 내세웠다.

PEF가 경영권 인수(바이아웃) 거래에서 차입매수를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자신들이 보유한 펀드 규모에 비해 훨씬 덩치가 큰 기업을 인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영실업은 펀드 출자금을 300억 원만 투입하더라도 나머지 300억 원은 부채로 조달하면 바이아웃이 가능하다. 하지만 조 단위 펀드를 보유한 헤드랜드캐피탈에게 600억 원 짜리 바이아웃 거래는 큰 부담이 되지 않았다.

차입매수 기법을 활용할 경우 수익률을 높이는 효과가 덤으로 따라온다. 이는 향후 경영권을 재매각할 때 신디케이트론에 대해서는 원금과 약정 이자만 지급하고, 나머지 매각 차익은 모조리 자신들의 몫이 되는 구조에서 기인한다.

하지만 차입매수의 경우 인수 대상 회사 지분을 담보로 맡기고, 인수 대상 회사의 이익이 신디케이트론 이자 상환을 위해 배당 형태로 유출된다는 점은 '양 날의 칼'이다. 영실업은 이와 반대로 차입매수 대상이 아니었던 까닭에 이익잉여금을 쌓으며 내실을 다질 수 있었다.

'배당 착취'가 없었던 덕에 영실업의 재무구조는 날로 탄탄해졌다. 2011년 60억 원에도 미치지 못했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가 300억 원 대까지 높아져 현금창출력이 좋아진 게 결정적이었다. 순차입금 역시 마이너스(-)로 빚보다 현금이 많은 상태를 유지했다.

헤드랜드캐피탈의 이같은 결정은 영실업의 기업가치 제고 효과로 이어졌다. 영실업의 새 주인이 된 PAG 역시 EBITDA와 순차입금 등의 지표를 토대로 인수가를 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 당시부터 수익률을 염두에 두고 차입을 일으키기보다는, 기업가치를 높여 제값을 받고 팔겠다는 전략이 주요한 것이다.

엑시트(투자금 회수)도 차곡차곡 이뤄졌다. 헤드랜드캐피탈은 2013년과 2014년 두 해에 걸쳐 유상감자 방식으로 투자 원금의 약 40%인 245억 원을 회수했다. 여기에 경영권 재매각을 통해 2200억 원을 벌어 들였다. 헤드랜드캐피탈의 투자 원금 600억 원은 3년 만에 2445억 원으로 불어나 3배 이상의 차익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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