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안 판다던' 페럼타워 내놓은 까닭은 후판 대규모 적자, 영업창출현금 급감…선제 유동성 확보 필요성
강철 기자/ 김장환 기자공개 2015-04-24 17:28:54
이 기사는 2015년 04월 24일 14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국제강이 '최후의 보루'로 여긴 페럼타워 매각을 결정한 데는 주력 사업인 후판 부문이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에 놓인 것이 컸다. 후판 부문은 극심한 판매 부진으로 2013년과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냈고, 이는 현금성자산 감소를 비롯한 유동성 저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동국제강은 24일 삼성생명과 서울시 중구 수하동에 위치한 페럼타워 건물 매각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매각가는 4200억 원이다.
페럼타워의 매각은 동국제강이 지난해 5월 산업은행과 재무구조개선 약정 체결을 맺은 후 본격적으로 거론됐다. 당시 자구안에 페럼타워 매각이 포함된 건 아니었다. 다만 동국제강이 유상증자를 통해 1500억 원을 조달하는 등 현금성자산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페럼타워도 유력한 자산 유동화 후보로 꼽혔다.
동국제강은 페럼타워 매각설이 거론될 때마다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은 지난해 6월 철의 날 행사에서 "사옥 매각 없이 경영 상황을 개선하겠다"고 언급했고, 남윤영 사장은 7월에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페럼타워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마지막 수단으로 활용할 수는 있으나 현재로서는 매각할 계획도 없고, 검토도 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사옥 매각은 없다고 밝히던 동국제강이 계획을 변경한 것은 후판 부문이 사실상의 개점휴업 상태에 놓인 데 따른 수익성 악화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후판 부문은 극심한 판매 부진으로 2013년 640억 원, 지난해 1260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 여파로 동국제강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역대 최저 수준인 2925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
후판 부문의 가동률과 생산량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이로 인해 올해 초부터 당진 후판공장의 가동을 일시적으로 중단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최근에는 포항 2후판공장을 폐쇄하고 당진에서만 후판을 생산하기로 했다는 이야기가 돌기도 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3고로를 완공한 현대제철이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기존 동국제강의 판매처를 잠식한 것이 결정적이었다"며 "철근, 형강, 냉연 부문이 후판에서 발생하는 적자를 상쇄한다고 하지만 분명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후판 부문의 수익성 저하는 유동성의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동국제강의 현금성자산은 8110억 원으로 2013년 말 1조 2302억 원 대비 4200억 원 가량 감소했다. 차입금 상환, 유형자산 취득 등에 적잖은 현금이 사용된 데 반해 영업에서 창출되는 현금이 급격하게 줄어든 결과다.
동국제강의 영업 실적 개선 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을 감안할 때 향후 소요되는 현금성자산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경영진도 이를 고려해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페럼타워의 매각을 최종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동국제강의 실적 악화가 위험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보고 페럼타워 매각을 요구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산업은행은 올해 초부터 동국제강의 지난해 실적과 지표를 토대로 재무구조 평가를 진행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 지난해 페럼타워 매각을 자구안에 포함시키려 했으나 동국제강이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보류됐던 측면이 있다"며 "지난해 발생한 3000억 원의 손실로 유상증자 효과가 사실상 없어진 만큼 (페럼타워 매각은) 어느 정도 예견됐던 수순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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