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5월 05일 15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정부가 2000년 이후 15년 만에 서울시내에 면세점을 추가 허용한다. 면세사업에 눈독을 들여왔던 기업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입찰전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등 기존 사업자들뿐만 아니라 신세계, 현대백화점, 한화갤러리아, 현대산업개발, SK네트웍스 등 대기업 계열 유통업체에서부터 유진기업, 하나투어, 모두투어 등 중견 기업들도 출사표를 던졌다.지금은 면세사업이 온갖 기업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지만 사실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 열풍이 불기 전까지만 해도 면세는 유통업계 내에서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한 기존 면세업체 관계자는 "기업들이 5~6년 전까지만 해도 면세사업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며 "하지만 2010년 이후 유커의 폭발적인 증가에 힘입어 면세사업이 급성장하자 진출 러시가 이어졌고 더불어 최근에는 기존 사업자들이 독과점이라는 비판이 갑자기 힘을 받고 있다"고 푸념했다.
역으로 이야기하면 지금의 면세점 업체들의 고공비행은 '유커 매출'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향후 유커의 한국행이 지금보다 더 늘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부분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의 만족도는 조사대상 16개국 가운데 14위로 최하위 수준을 차지했고 재방문율은 25.7%에 그쳤다. 실제 2013년 평균 52.5%, 2014년 41.6%에 달하던 유커 증가율은 올 4월 10~15%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는 엔저에 힘입어 유커들의 발길이 일본으로 향하고 있는 추세다.
한국에 대한 유커들의 관심이 식는다면 지금의 면세점 수 늘리기 역시 무위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 유커를 잡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높아진 그들의 눈높이에 맞게 관광인프라를 재정비해야 한다. 관광업계는 여전히 유커를 대상으로 싸구려 여행을 제공하고 있다. 값싼 모텔, 음식점에 데려다 놓고 쇼핑센터를 돌며 물건을 강매하고 바가지 요금을 씌운다. 유커는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내수시장에 그나마 활력을 주고 있는 고마운 존재다. 면세점 추가허용도 좋지만 우선순위에 두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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