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앞둔 쌍용양회, 부실한 재무 '풀기 힘든 숙제' 영업활동 개선, 전방산업 '긍정적'..현금창출능력 대비 과도한 '빚' 부담
김장환 기자공개 2015-05-20 08:43:00
이 기사는 2015년 05월 18일 14시5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채권단이 매각을 추진 중인 쌍용양회가 양호한 실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연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크게 개선된 가운데 올해 1분기에는 전년 수준을 뛰어넘는 실적을 내놨다. 전방산업인 건설경기 업황과 다양한 경기 전망을 볼 때 올해는 보다 개선된 실적 추이를 보일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하지만 수익성 개선이 이뤄지더라도 당장 해결이 불가능해 보이는 아킬레스건도 존재한다. 다름 아닌 과도한 차입금으로 인해 이어지고 있는 재무 부실의 벽이다. 지난해 수준의 EBITDA를 이어가더라도 현재 보유 중인 빚을 모두 갚으려면 상당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연간 이자비용도 만만찮은 수준이다.
◇영업활동 개선 불구, 과도한 차입금 해소 '딜레마'
쌍용양회가 최근 공시한 올해 3월 말 별도기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간 총차입금은 9226억 원에 달한다. 이 중 7387억 원이 1년내 만기가 돌아오는 단기차입금으로, 해마다 금융권 리파이낸싱을 통해 연장되고 있다. 단기 상환 압박이 그만큼 지속되고 있는 중이다.
지난 1분기 금융권 차입금 이자로 지출한 비용은 지급보증료를 포함해 106억 원에 달한다. 한 해 동안 비슷한 수준의 차입 규모가 이어진다고 보면 올해 말까지 이자로만 400억 원이 넘는 돈을 지출해야 한다. 쌍용양회는 금융이자로만 지난해 510억 원, 전년도에는 653억 원대 자금을 지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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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쌍용양회가 지출한 금융이자는 이 기간 발생한 EBITDA에서 4분의 1 수준에 달하는 액수다. 수익성 개선이 이뤄졌음에도 벌어들인 돈의 상당 비중이 고스란히 금융권 이자로 지출돼 부담을 주는 모양새다. 전년도를 기준으로 보면 이 기간 EBITDA는 1795억 원, 이자비용은 510억 원이다. 운용자금 등을 고려하면 이자를 낸 후 남은 자금으로 원금을 갚기도 빠듯했을 만한 흐름이다.
'EBITDDA 대비 총차입금 배율'을 보더라도 쌍용양회가 보유한 빚은 과도하게 여겨진다. 지난해 말 기준 총 EBITDA 1759억 원, 총차입금은 9434억 원으로 EBITDA 대비 총차입금이 5.3배에 달한다. 무려 14.9배에 달했던 지난 2011년보다는 개선된 수준이지만 여전히 열악하기는 마찬가지다. 동종업계를 기준으로 보더라도 비슷한 상황을 보이고 있는 성신양회 보다도 미흡한 수준이다.
그나마 차입금 상환 부담이 그리 크지 않다고 판단되는 대목은 대출금의 상당 비중이 최대주주인 산업은행과 여타 채권금융기관 몫이란 점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쌍용양회 총 차입금에서 50%가 넘는 비중이 산업은행으로부터 끌어온 자금이다. 산업은행은 지분 13.81%를 보유한 주요 주주로 자리잡고 있으며 신한은행, 서울보증보험, 한앤코시멘트홀딩스 등 채권금융기관을 모두 합하면 이들의 지분율은 46.83%에 달한다. 주주로서 상환 압박에 들어올 가능성은 낮다.
◇채권단 지분 매각 추진, 불안한 재무구조 걸림돌 가능성
하지만 채권단이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면 이 같은 이점은 중장기적으로 사라질 수밖에 없다. 채권금융기관으로 구성된 쌍용양회 출자전환주식 매각협의회는 지난해 10월부터 공동 매각 절차에 들어갔다. 산업은행 M&A실과 신한금융투자, 삼일PwC가 주관사를 맡았으며 매각 가치는 6000억 원 수준인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매수권을 쥐고 있는 최대주주 태평양시멘트는 장기간 입장을 밝히지 않다가 최근 인수 의지를 매각협의회에 전했고, 현재 양측이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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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시멘트가 쌍용양회를 포기할 경우 채권단에서는 공개입찰로 전환해 매각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태평양시멘트가 자금 여력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진데다 그동안 보인 행보를 보면 단순 '시간끌기'일 수 있다는 판단도 있다. 지분을 동반 매각할 수 있는 '태그얼롱'도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채권단 지분 매각시 경영권만 매수자에 뺏기는 상황을 낳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태평양시멘트 지분을 그대로 유지한 채 매수자를 찾는 것 역시 그리 쉬운 절차는 아닐 것으로 관측된다. 법적 공방이 벌어질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태평양시멘트가 자의적으로 포기하지 않으면 절차가 복잡하게 진행될 여지도 있다. 우선매수권 등을 두고 공방이 벌어질 가능성이다. 법률상 깔끔하지 않은 회사를 사기 위해 선뜻 나설 만한 원매자를 찾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란 평가다.
태평양시멘트 문제를 안정적으로 해결한 후 매각을 시도하게 되더라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거론되는 것이 다름 아닌 부실한 재무구조다. 기본적으로 올해 수익 전망은 건설경기가 완만한 회복세를 당분간 보일 것으로 관측돼 그리 나쁘지 않다. 연간 시멘트 생산능력 1770만 톤(2014년 기준)에 달하는 국내 내수 출하량 1위 사업자로서 매력도가 높은 매물인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전방산업 회복세가 '반짝'에 그칠 것이란 부정적 전망도 만만찮은 상태여서 과도한 빚을 짊어지고 있는 쌍용양회의 원매자 찾기가 과연 수월할지는 미지수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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