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금공 품은 산은, VC출자사업 확 달라졌다 출자비율·기준수익률 일부 하향조정...관리보수 지급 기준도 변경
신수아 기자공개 2015-06-03 08:19:10
이 기사는 2015년 06월 01일 18: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책금융공사(이하 '정금공')를 품에 안은 KDB산업은행(이하 '산업은행')이 앵커투자자(Anchor LP, 주축투자자)로서 첫 출자사업을 진행했다. 산업은행은 신규 출자 부문을 세분화하고 민간 출자자의 참여를 유도하는 등 국책은행의 역할을 강화했다. 투자 속도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도 함께 고려했다는 평가다.산업은행은 최근 중소·벤처기업 지원을 위해 총 1420억 원의 출자키로 했다. 민간 유한책임출자자(LP)의 매칭을 유도해 총 30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해당 출자사업은 유망서비스산업 지원 펀드(570억 원)·글로벌 익스펜션 펀드(300억 원)·회수시장 활성화 펀드(550억 원) 등 총 3분야로 세분화돼 진행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이번 출자는 통합 이후 산업은행의 앵커 LP로서의 첫 출자 사업으로, 옛 정금공의 간접투자 업무를 발전적으로 승계했다"며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효율적 지원을 강화하고 건전한 벤처생태계를 조성하는 한편, 정부 정책 실현을 위한 국책은행으로서의 역할에 중점을 두는데 주력했다"고 밝혔다. 옛 정금공의 벤처 투자 관련 사업은 현재 산업은행 간접금융부문 간접투자금융2실에서 실무를 담당하고 있다.
◇ '유망서비스산업' 전문 투자 펀드 생겨...민간 LP 매칭도 유도
통합 산업은행의 이번 중소·벤처 앵커LP 출자사업은 지난해와 비교해 여러 면에서 변화가 생겼다. 먼저 '유망서비스산업' 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펀드를 새롭게 조성할 방침이다. 해외 시장 진출 역량을 높이고 이를 지원하는 글로벌 익스펜션 펀드와 회수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세컨더리 펀드는 기존 사업의 연장선상인 반면 유망서비스산업 펀드는 올해 신설됐다.
유망서비스산업 펀드의 주 투자처는 보건·의료, 관광·콘텐츠, 교육, 물류, 소프트웨어(S/W) 등으로 한정되어 있다. 두개의 운용사에 각각 최대 200억 원, 170억 원을 출자할 예정이다.
벤처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지난해 6개 유망 서비스산업을 육성하겠다는 목표로 3년간 3조 원의 펀드를 조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며 "특히 산업은행·모태펀드 등 정책금융기관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어 이와 같은 맥락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이 국책 은행으로서 역할에 중점을 두었다는 설명이다. 같은 맥락에서 앞서 복지부는 제약·의료산업의 육성 펀드는 '글로벌 제약펀드' 조성에 적극 참여했으며, 모태펀드를 중심으로 최근 글로벌 콘텐츠 펀드·ICT-융합펀드 등의 펀드 결성이 한창이다.
앵커LP의 출자비율은 50%로 하향 조정됐다. 지난해까지 정금공은 소재부품 관련펀드는 70%까지, 세컨더리 펀드의 경우 최대 60%까지 출자했다. 그러나 올해 진행되는 유망서비스산업 펀드와 회수시장 활성화 펀드의 경우 앵커LP인 산업은행의 출자 비율은 50%다. 단 글로벌 익스펜션 펀드의 경우만 최대 70%까지 출자할 수 있게 단서조항을 뒀다.
앞선 관계자는 "출자비율 등은 출자 기관의 내부 방침과 통상적인 시장 상황을 반영해 결정되는 것"이라며 "민간LP의 참여를 높일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산업은행은 당초 30% 이상 투자를 집행한 적이 없었다. 이번에 정금공과 통합되는 과정에서 펀드당 출자 비율을 50%까지 높일 수 있도록 치열한 논의를 거쳤다는 후문이다.
올해 출자 사업부터는 공동 운용사(co-GP)도 지원이 가능하다. 단 이 경우 위탁운용사 별로 각각 대표펀드매니저 1인과 핵심운용인력 1인 이상이 참여하여야 한다는 단서 조건이 붙었다. 기존 정금공 사업에는 공동 운용사를 인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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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펀드 소진율 높이는 방안 고민 흔적...운용사 선정 절차는 '부담'
올해부터는 관리보수 지급 기준에도 일부 변화가 생겼다. 기존 3년 동안 결성 총액 기준으로 지급했던 관리보수를 이번 출자 사업에서는 2년을 기준으로 하향 조정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올해부터는 펀드 결성일로부터 2년 까지만 결성 총액 기준으로 관리 보수를 지급하며, 이후에는 투자 잔액을 기반으로 산정된다"며 "지난해 까지는 3년 동안 결성 총액 기준으로 관리 보수를 지급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펀드의 투자 속도를 높이기 위한 복안으로 풀이된다. 2년 후부터 투자 속도에 따라 관리보수가 높아지기 때문에 관리보수와 성과보수에 따라 1년의 사업 성과가 갈리는 위탁 운용사(GP) 입장에서는 이 같은 변화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관리보수 확보를 위해서는 치열한 심사를 통해 투자 속도를 늘려야 한다는 의미다.
성과보수를 지급하는 기준수익률도 하향 조정했다. 기존에는 모든 출자 펀드의 기준수익률이 7%로 맞춰져 있었으나, 올해 신설된 유망서비스산업 펀드의 경우 기준수익률이 5%로 하향 조정됐다. 이 영역의 경우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투자가 우선시 되어야 하는 만큼 투자자들의 재량권을 인정해준 것으로 풀이된다.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아직 활성화 되지 않은 시장에 투자할 경우, 안정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초기기업에 대한 투자를 상대적으로 꺼릴 수 있다"며 "기준수익률에 대한 부담을 일부 완화해 육성이 시급한 분야에 대해서 기존 벤처 투자의 취지를 살려 모험적인 투자도 할 수 있도록 독려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위탁 운용사 선정 과정은 다소 까다로워 질 전망이다. 기존에는 출자 사업 계획에 따라 서류심사·현장실사·구술심사 심사위원회 등을 거쳐 위탁운용사를 선정후 통보하면 되는 절차였다. 그러나 은행법을 적용받는 통합 산업은행 체제 하에서는 개별운용사의 검증 과정이 다소 복잡해졌다는 후문이다.
다른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은행이 30%이상 출자할 경우 금융 자회사로 편입된다"며 "즉 출자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내부적으로 위탁운용사를 선정한 이후 여신심사위원회와 이사회를 거쳐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변수 역시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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