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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3년간 안팔던 금호석화 주식 왜 파나 락업 해제 주식 매각 원칙, 은행권 리스크관리 강화도 한몫

문병선 기자공개 2015-06-04 08:29:49

이 기사는 2015년 06월 03일 17: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산업은행이 약 3년 6개월간 보유하고 있던 금호석유화학 지분(14.05%)을 블록딜로 전량 매각하고 나서 그 배경이 관심이다. 산은은 금호석유화학 주가가 주당 20만원에 육박할 때조차 팔지 않고 보유하고 있었다. 은행의 보유 주식 리스크 관리 강화가 배경으로 꼽힌다.

산은 고위 관계자는 3일 금호석화 주식 매각 배경을 묻는 질문에 "은행의 손익과 연관이 있어 팔기로 한 것"이라며 "경영권과 관련이 없는 주식, 특히 락업(보호예수)이 해제된 주식의 경우 손해를 보고 있지 않다면 파는게 원칙이고 이 원칙이 최근 강화됐다"고 말했다.

은행권 다른 관계자는 "최근 포스코플랜텍 사태를 거치며 은행 차원에서 미리 리스크관리에 나서지 않아 손실이 커졌다는 자성론이 있었고 이 때문에 투자목적을 달성한 주식을 미리미리 매각하라는 원칙이 강화됐고, 금호석화도 대상 기업 중 하나"라며 "산은의 투자주식관리위원회에서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산은은 금호석화 주식을 2011년 12월부터 보유하고 있다. 2011년 12월5일 보유하고 있던 전환사채(CB)를 주식으로 전량 전환, 모두 428만1715주(14.05%)를 갖게 됐다. 산은을 포함한 은행권은 앞서 2010년 5월 금호석유화학 유동성 지원 차원에서 2000억원 어치 CB를 인수했다. 대부분의 CB는 산은이 매입했다. 산은은 전환청구기간 중 보유 CB를 전량 보통주로 전환했다. 주당 전환가액은 3만9657원이었고, 총 1698억원이 소요됐다.

산은이 보유하고 있던 금호석화 주식은 이후 한때 15만원~18만원선에서 움직였다. 산은이 보유한 주식 평가액도 눈덩이처럼 불어나 투자차액은 한때 투자금액(1698억원)의 네 배가 넘기도 했다. 산은은 락업이 해제된 뒤에도 이 주식을 팔지 않고 있다가 하루전 블록딜로 팔기로 최종 결정했다. 그동안 금호석화 주식은 8만원대로 많이 떨어졌으나 투자금액 대비 두 배 이상 차익을 보고 팔게 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팔 기회가 많이 있었으나 팔지 않고 있다가 주가가 저점일 때 파는 측면이 없지 않다"며 "다만 산은도 지금 팔아도 이익을 나기 때문에 다른 보유 주식보다 먼저 팔기로 결정하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말했다.

산은은 이번에 금호석화 주식을 모두 매각하더라도 금호석화와의 우호 관계는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주관계는 청산되지만 최다 채권자 관계는 이어지기 때문이다.

한편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 등 금호석화 오너 일가는 산은 보유 금호석화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은행권 다른 관계자는 "총 금액이 3500억원이 넘어 이를 인수하기엔 자금 부담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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