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메스' 자문 변호사팀, 11년후 '엘리엇' 도왔다 2004년 '법무법인 우일아이비씨'서 삼성물산 공격 …이번엔 '넥서스'서 자문
문병선 기자공개 2015-06-04 15:50:00
이 기사는 2015년 06월 04일 15: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04년 3월 삼성물산 주식 777만2000주(5%)를 매집해 삼성물산 경영권 참여를 선언했다가 그해 말 전량 매각한 뒤 '먹튀' 오명을 쓴 영국계 연기금 산하 투자회사 '헤르메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티 리미티드(HIML)'의 법률자문팀이 11년이 지나 이번엔 미국계 자산운용사 '엘리엇 어쏘시어츠 엘피(Elliott Associates, L.P.)'의 법률 자문을 맡아 삼성물산 경영권 공격을 주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삼성물산 경영권 참여를 시도한 두 외국계 투자회사의 국내 법률자문을 동일한 변호사팀에서 맡고 있다는 건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 어렵고, 정황상 국내 변호사들이 관련 정보를 제공할 뿐 아니라 이번 경영권 분쟁을 주도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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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및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물산 주식 1112만5927주(7.12%)를 매집해 '경영권 참여'를 선언한 엘리엇의 국내 법률자문팀과 11년전 삼성물산 주식 777만2000주(5%)를 매집해 '경영권 참여'를 선언해 파장을 일으킨 헤르메스의 국내 법률자문팀이 정확히 일치한다.
엘리엇의 법률대리는 법무법인 넥서스가 현재 맡고 있다. 헤르메스 법률대리는 과거 법무법인 우일아이비씨라는 법무법인이 맡았다. 법무법인 넥서스는 법무법인 우일아이비씨 소속 변호사들이 대거 옮겨와 둥지를 튼 곳으로, 최영익 법무법인 넥서스 대표변호사(사진)의 경우 과거 법무법인 우일아이비씨의 설립을 주도하고 대표변호사를 맡기도 했다.
최 대표변호사는 사법연수원 기수 17기로, 1991년부터 2000년까지 약 9년간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일하다가 2000년 '법무법인 우일'을 설립했다. 그는 2004년 7월 법무법인 우일과 '법무법인 아이비씨'를 합병해 '법무법인 우일아이비씨'를 탄생시켰다. 이 기간 최 대표변호사가 소속된 법무법인 우일아이비씨는 헤르메스의 법률대리를 맡아 헤르메스가 삼성물산 경영권 참여와 여러 경영권 공격 작업을 할 때 자문을 한 바 있다.
이 후 법무법인 우일아이비씨는 2008년 5월 법무법인 우일로 법인명을 바꾸었는데, 최 대표변호사는 그해 12월 모든 지분을 양도하고 법무법인 우일을 떠나 리인터내셔날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등을 역임했다. 그러다 그는 2011년 1월 법무법인 넥서스를 설립하고 공동 대표변호사를 맡아 지금에 이르고 있다.
법무법인 우일 관계자는 "합병하고 다시 분리되는 과정이 있었고 지금 법무법인 우일은 '공증' 업무만 보고 있고 '송무' 업무는 분리해 나간 변호사들이 별도의 법인을 설립해 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 대표변호사와 함께 법무법인 우일아이비씨에서 변호사로 활동했던 박혜준 변호사는 리인터내셔날법률사무소 증권금융팀장과 법무법인 한별 파트너 변호사를 거쳐 2011년부터 최 대표변호사와 함께 법무법인 넥서스에서 활동 중이다. 박 변호사는 헤르메스가 삼성물산 지분 변동 공시를 하던 2004년 초 헤르메스의 법률대리인으로 공시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던 인물이다.
최 대표변호사와 법무법인 우일아이비씨에서 인수합병(M&A) 전문 변호사로 활동했던 김현중 변호사의 경우도 리인터내셔날 법률사무소를 거쳐 현재 법무법인 넥서스에서 변호사 활동을 하고 있다.
이 외에도 문종국 변호사, 박재환 변호사, 신동윤 변호사, 이민교 변호사, 이재우 변호사, 최욱 변호사 등이 모두 법무법인 우일 또는 법무법인 아이비씨를 거쳐 법무법인 넥서스에 새로 둥지를 튼 변호사들이다.
이들 변호사들은 모두 M&A를 전문 분야로 내세우고 있다. 법조계에서도 과거 법무법인 우일 소속 변호사들이 M&A 분야에서 강점을 보였던 것으로 평가한다. 국내 로펌의 한 변호사는 "우일 소속 변호사들이 M&A 분야에서 활동이 대단했었다"며 "법무법인이 바뀌었다면 한꺼번에 팀 형태로 이동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삼성물산 지분 7.12%를 매입하고 '경영권 참여'를 선언한 엘리엇은 금감원 공시시스템에 주식 보유 현황을 보고하면서 법률대리를 법무법인 넥서스가 맡고 있다고 밝혔다. 엘리엇이 밝힌 법무법인 넥서스는 다름아닌 과거 법무법인 우일아이비씨에서 헤르메스의 삼성물산 경영권 참여 작업을 자문했던 변호사들이 주축이다.
일반적으로 외국계 투자회사들은 일상적인 서류 작성과 규제에 따른 보고 등의 업무를 국내 법무법인에 맡긴다. 법무법인 넥서스나 과거 법무법인 우일아이비씨의 경우도 일상적인 서류 대행 업무만을 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해외 투자회사가 같은 회사가 아닌 다른 회사라는 점에서 일상적인 법률대리만을 맡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법조계 다른 변호사는 "국내 사정을 잘 모르는 해외 투자회사들은 국내 변호사를 통해 정보를 얻고 전략을 짜는 경우가 많다"며 "삼성물산의 경우 역시 11년전 투자회사와 최근 투자회사가 다르다는 점에서 국내 법무법인이 관련 전략을 짜고 경영권 분쟁 작업을 주도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법무법인 넥서스 관계자는 "추후 담당자를 통해 연락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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