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삼성물산 에버랜드 부지 활용법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복합개발·재평가 수조원 자산증식 효과…이재용 승계 디딤돌
길진홍 기자공개 2015-06-01 08:37:00
이 기사는 2015년 05월 28일 16: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결정으로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큰 틀이 마련된 가운데 핵심 자산인 용인 에버랜드 주변 부동산 개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장기간 보유해 온 노른자위 땅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 강화가 앞당겨질 수도 있다. 대규모 개발 사업을 동반한 토지 재평가는 대주주 지분 가치를 끌어 올려 가업 승계의 징검다리 역할을 할 전망이다.
제일모직은 경기도 용인 유원지(에버랜드) 인근에 모두 500만 4849㎡(151만평)의 땅을 갖고 있다. 대부분 개발행위가 제한되는 자연녹지로 임야와 전·답 등이 혼재해 있다. 재계는 주변 공시지가를 반영한 부지 가치가 3조 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시지가의 시가 반영률을 감안하면 시세가 4조 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도로 조성 등 개발 계획을 반영하지 않은 수치다. 주변에는 이천~오산을 잇는 제2외곽순환고속도로와 구리~세종 간 제2경부고속도로 건설 등이 예정돼 있다. 도로 조성과 이로 인한 인프라 구축 효과를 생각하면 가치가 더욱 오를 전망이다.
제일모직은 이처럼 합리적으로 추산 가능한 공정가치를 장부에 계상하지 않았다. 2015년 1분기 기준 제일모직이 보유한 토지 장부가는 8650억 원(골프장·리조트 포함)에 불과하다. 지난 1999년 자산 재평가 당시 장부가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작년 말 유가증권시장 상장 당시에도 토지 재평가는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오는 9월 통합법인 설립 후 자산 증식 차원에서 공정가를 반영한 재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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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재평가가 이뤄질 경우 '신(新)삼성물산'은 최소 4조 원대 이상의 자산 증식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통합법인의 자산가치는 2015년 1분기 기준 34조 4000억 원이다. 단숨에 자산 규모가 40조 원 가까이로 늘어난다.
자산 증식 효과는 에버랜드 부지 개발과 맞물려 극대화될 전망이다. 제일모직은 삼성물산과 합병 작업에 착수한 지난 3월 에버랜드 레저타운 개발 실시계획변경 인가를 받았다.
오는 2025년까지 에버랜드 인근에 테마파크호텔과 아쿠아리움, 모터파크, 에코파크, 휴양스포츠, 업무상업지역 등을 조성하는 세부 개발계획을 용인시에 제출했다. 전체 개발면적은 1322만 6297㎡(400만평)다.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토지 416만 2861㎡ (126만평)도 포함됐다.
2017년까지 1단계로 300실 규모의 테마파크호텔을 조성한다. 이어 2022년까지 아쿠아리움과 에코파크 건립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2023년부터 2년 간 정문 확장과 주변 상업시설을 조성한다. 향후 10년 내 제일모직과 이 회장이 보유한 부지 개발을 모두 마칠 계획이다.
제일모직은 전체 개발에 1조 원가량이 투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물산의 시공능력과 개발 사업 노하우를 최대한 활용할 방침이다. 개발이 완료되면 토지 용도변경으로 자산 가치가 대폭 불어날 전망이다. 전체 개발 예정지역의 7.4%(99만㎡)에 불과한 상업지역 시세만 3조 원(3.3㎡당 1000만 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에버랜드 주변 주거지역과 자연녹지 시세는 3.3㎡당 각각 500만 원, 200만 원이다. 부동산업계는 개발 완료 후 보유 토지 가치가 10조 원을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자산 증식은 단기간 내 이 부회장의 지분 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당장 이번 합병에 따른 지분율 희석을 막을 수 있다. 또 분할과 합병 등 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등의 지분 상속재원을 마련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통합법인의 외형 증대는 대주주가 그만큼 핵심 지위를 갖고, 그룹 전반의 영향력을 넓힐 수 있음을 의미한다"며 "자산 증식 차원에서 용인 에버랜드 인근 부지 잠재 가치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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