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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Q가 동부에 제안한 팜한농 인수구조는? FI 지분 전량 인수+1000억 유증 신주 매입..오릭스와 연대

한형주 기자공개 2015-06-12 13:25:31

이 기사는 2015년 06월 09일 08: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부그룹이 H&Q 코리아(이하 H&Q)를 동부팜한농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것은 H&Q가 제안한 참신한 인수구조 그리고 함께 수의계약(프라이빗 딜)을 추진 중인 오릭스프라이빗에쿼티코리아(오릭스PE)의 전략 선회가 이끌어낸 결과로 평가된다. 오릭스PE는 아직 물러나지 않았다.

딜은 이제부터 본격적인 시작이라고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원익투자파트너스 등 동부팜한농 재무적 투자자(FI) 설득→양해각서(binding MOU) 사인→채권단과의 채무재조정(debt restructuring) 등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한두 개가 아니다. 동부가 이달 안으로 계획 중인 MOU 체결 시한도 경우에 따라 미뤄질 가능성이 있음을 감안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오릭스, H&Q와 파트너십 구축..'드롭' 가능성도

H&Q가 동부그룹와의 프라이빗 딜에 가세한 시점은 지금으로부터 약 3개월 전으로 추정된다. 당시만 해도 동부는 이미 연초부터 동부팜한농 인수를 타진해온 오릭스PE와 한창 논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농업계를 중심으로 불거진 '종자주권 침해' 논란이 복병으로 부상, 동부-오릭스의 배타적 협상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다. 결국 동부는 오릭스와 딜이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을 것에 대비해 H&Q를 초청하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H&Q가 설정한 구조가 마음에 안들었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다.

별 수 없이 경쟁 관계로 시작했지만 거래 관계자들 사이에선 "H&Q와 오릭스가 종국엔 손을 잡고 동부팜한농 인수를 모색하는 그림으로 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실제로 현재 양측 간엔 일종의 파트너십이 형성돼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일각에선 오릭스가 시장의 부정적 시각을 의식해 일단 H&Q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단 우선협상자로 뽑힌 이상 딜을 리드하는 쪽이 H&Q라는 데 이견은 없다. 거래 과정에서 H&Q와 의견이 맞지 않으면 오릭스로서는 언제든 딜 드롭(deal drop)을 선언할 수 있는 상황이다.

◇'FI 구주+유증 신주' 매입..인수가 5000억↑

이번 딜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H&Q는 동부팜한농 지분 인수구조로 '구주+신주' 매입 방식을 제시했다. 먼저 팜한농 FI들이 보유한 50.1% 지분을 사들여 대주주 지위를 확보한 상태에서 1000억 원 내외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 재무건전성을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동부그룹이 들고 있는 지분(49.9%)은 H&Q의 인수 대상에서 제외될 공산이 높다.

필요에 따라 전체 거래금액의 30% 내외 범위에서 그룹의 후순위 출자를 유도하는 것도 H&Q 입장에서 염두에 둘 만한 시나리오다. 다만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당국이 눈에 불을 켜고 감시하는 '파킹(Parking)' 딜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선 우선매수권이나 콜옵션 부여가 일절 배제돼야 한다. 실제로 동부는 이런 조항들을 계약 내용에 포함시키지 않기로 했다.

H&Q가 거래구조에 증자를 포함시키는 것은 동부팜한농의 디레버리징(부채 감축)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순차입금(Net Debt)이 4500억~5000억 원에 달한다. 지난 2007년 동부일렉트로닉스(현 동부하이텍)와 합병하면서 본의 아니게 떠안게 된, 어찌 보면 팜한농의 것이라고도 볼 수 없는 막대한 부채 문제를 해결하려면 신주 발행이 불가피하다고 본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동부팜한농의 올 예상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는 700억~800억 원 수준으로, 이를 액면 그대로 적용한 순차입금/EBITDA가 6배를 웃돈다. 동부그룹의 당초 기대치인 팜한농 에퀴티 밸류 7000억~8000억 원에 맞춘다고 가정할 때 기업가치(EV)는 약 1조 3000억 원, EV/EBITDA는 16배 이상으로 추산된다. 증권업계에선 동부팜한농의 적정 멀티플이 많아야 12~13배 정도라고 보고 있다.

결과적으로 H&Q의 구조상 딜 사이즈는 △과거 동부팜한농이 발행한 전환상환우선주(RCPS)에 투자한 FI들의 원금 3500억 원 △이에 대한 10% 보장수익률 △신주 약 1000억 원 어치를 합쳐 대략 5000억 원 위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FI 설득이 관건..채권단 채무조정 협의도

이같은 조건을 동부팜한농 FI들이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동부는 "FI 측과 조율해 이달 내로 MOU를 맺는다"는 방침이지만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다.

실제로 FI 동의를 얻어낸다면 동부와 H&Q는 KDB산업은행 등 동부팜한농 채권단과도 리파이낸싱을 비롯해 장기적인 채무조정 협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거래 관계자는 "아직 동부와 H&Q 양자만 합의된 단계라 거래 성사를 논하기엔 다소 이른 감이 있다"며 "당사자들 역시 앞으로 갈 길이 멀고 시일이 길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딜에 임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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