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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백기사' KCC, 이사회 하루 당겼다 주주명부 폐쇄일 직전 긴급 소집...삼성물산 의결권 확보

길진홍 기자공개 2015-06-12 08:21:00

이 기사는 2015년 06월 11일 14시5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CC가 당초 예정된 정기이사회 개최 날짜를 하루 앞당겨 삼성물산의 자사주 매입 결정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물산 주주총회 의결권 확정을 위한 주주명부 폐쇄 기준일을 넘기기 않기 위해 긴급히 일정을 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또 삼성물산 주식 매입에 관한 사항이 당초 이사회 안건에 빠져 있었으며, 촌각을 다투는 긴박한 상황에서 의사결정이 이뤄진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KCC는 지난 10일 오전 긴급 이사회를 개최하고, 삼성물산 자사주 5.76%에 대한 취득 결정을 내렸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정몽진 대표이사 회장 등 주요 경영진과 사외이사 5명 전원이 모두 참석했다.

KCC는 공시를 통해 "(자사주 취득은) 삼성물산 지분 참여 및 주주총회 의결권 행사를 통한 시너지 제고 및 전략적 제휴를 위한 것"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엘리엇의 주주주총회 소집 금지 가처분 소송으로 불거진 경영권 분쟁에서 삼성물산의 백기사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KCC의 이사회는 그러나 당초 하루 뒤인 11일 열릴 예정이었다. 회사 주요 경영사항 보고와 의사결정에 관한 정기이사회가 잡혀 있었다. 사전에 사외이사 등에게 주요 안건과 일정이 이미 공지된 상황이었다. 이사회 논의 대상에는 삼성물산 주식 취득 안건은 빠져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KCC 관계자는 "주요 경영사항에 관한 이사회를 월 1회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며 "이번에는 예외적으로 날짜를 하루 앞당겨 열렸다"고 설명했다.

KCC는 결국 지난 10일 삼성물산 자사주 취득을 결정했고, 이 같은 통지를 받은 삼성물산은 같은 날 오후 3시 30분 서울 서초동 사옥에서 이사회를 열고 자사주 매각을 결의한다. 엘리엇 공세에 대한 KCC와 삼성물산의 연대가 성사되는 순간이었다.

KCC가 이사회 일정을 앞당긴 이유는 물리적인 시간 제약 때문으로 분석된다. KCC가 삼성물산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주주확정 폐쇄일인 11일까지 명부에 이름을 올려야 한다. 이사회 결의 후 실제 주식 매입에 소요되는 시간을 생각하면 사실상 폐쇄기준일을 하루 앞둔 10일이 '데드라인'이었던 셈이다.

양사의 이사회 결의 시점을 놓고 보면 KCC가 자사주 매각을 제안하고, 삼성물산이 이를 수용한 형태가 된다. 히지만 엘리엇 공세로 불리해진 여론을 생각하면 사전에 경영진간 교감이 형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KCC는 지난 2012년 삼성카드가 금산법 규정에 묶여 삼성에버랜드(현 제일모직) 지분을 매각할 때도 백기사로 나서 관련 주식을 인수했다.

삼성물산은 이번 자사주 매각 결정으로 우호지분을 확보,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일부에서는 그러나 자사주 매각이 합병 반대주주 결집 등의 부작용을 나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엘리엇은 삼성물산의 자사주 매각 결정 직후 이는 '강압적'이며 '불법적'인 조치라며 삼성물산과 이사진, KCC 등을 대상으로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엘리엇이 주주이익 보호를 거듭 명분으로 제시하면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외국인 주주들의 결집이라는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KCC와 삼성물산 측은 "이번 거래는 양사에 모두 득이 되는 합법적이고 정당한 거래"라며 "엘리엇의 소송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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