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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조선 위탁경영, 넘어야 할 산 '산업은행' "한진重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로 사전 동의 필요"

안경주 기자공개 2015-06-15 08:00:00

이 기사는 2015년 06월 12일 16시4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출입은행이 성동조선해양 위탁경영 카드를 꺼냈지만 위탁경영 추진 과정에서 산업은행이 걸릴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위탁경영 대상기업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한진중공업이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 중이어서 산업은행으로부터 사업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재무구조에 악영향을 미치는 위탁경영을 한진중공업이 맡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오는 7월까지 성동조선 위탁경영 계약 체결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성동조선) 인수합병을 전제로 위탁경영을 맡기기로 하고 한진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민간 조선사와 논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채권단 안팎에선 한진중공업이 위탁경영을 맡을 것으로 유력하게 보고 있다. 성동조선 인수 의지가 강하고 사업 시너지가 크기 때문이다. 한진중공업은 국내에 대형 야드를 가지고 있지 않아 성동조선 위탁경영을 맡으면 대형 야드를 확보할 수 있다. 이 경우 방산사업을 비롯해 다양한 신사업에 도전해 수익성 확보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한진중공업이 위탁경영을 맡기 위해선 산업은행과 사전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한진중공업이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맺고 있어 경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은 산업은행으로부터 사전에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번 위탁경영의 경우 인수합병을 전제로 하고 있어 사전 승인 대상으로 볼 수 있다는 게 채권단의 설명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한진중공업의 주력 업종인 조선과 건설이 당분간 살아나기 어렵다는 점에서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상당 기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위탁경영을 위해선 산업은행과 사전 논의를 통해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산업은행은 한진중공업의 성동조선 위탁경영에 부정적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아직 위탁경영과 관련해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제한 뒤 "(위탁경영이) 한진중공업의 경영상 중대한 의사결정으로 볼 수 있는 만큼 사전에 논의가 되어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영진 등 인력을 파견하는 수준이 아니라 한진중공업의 이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약정(위탁경영)을 체결하면 안된다"고 부정적인 의견을 강조했다.

한진중공업의 재무제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산업은행이 반대하는 이유다. 다른 산업은행 관계자는 "최근 공모사채 상환을 마무리했지만 은행 차입 등 부채는 여전히 남아 있다"며 "건전성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위탁경영은) 부담을 더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진중공업 외 다른 민간조선사에 위탁경영을 맡기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삼성중공업은 비교적 재무구조가 탄탄해 우선적으로 검토됐지만 최근 그룹 전반적인 지배구조 개편 상황에서 부실 조선사 위탁경영을 위한 의사결정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희망퇴직과 사업부문 조정 등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여력이 없다. 대우조선해양은 대주주가 산업은행이라는 점에서 한진중공업과 마찬가지로 산업은행의 사전 승인이 필요하다.

채권단 관계자는 "다른 민간조선사에 위탁경영을 맡기는 것이 녹록치 않아 보인다"며 "산업은행을 어떻게 설득하는지에 따라 성동조선 위탁경영 성사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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