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보증 제한 중흥건설, '자금대여' 우회 [영·호남 주택 건설사 리포트]①대기업집단 룰 피해 계열 지원...분할·합병 등 군살빼기 모색
길진홍 기자공개 2015-06-29 09:01:00
[편집자주]
최근 건설업계에 영호남 토종 주택 전문 업체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장기간 축적한 시공 노하우와 수주 경쟁력을 기반으로 분양 물량을 쏟아내고 있다. 일부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일대로 영역을 넓혀 입지를 굳혔다. 주택시장의 새 강자로 떠오른 영호남 주택 전문 업체의 사업 동향과 재무건전성 등을 살펴보고, 외형 성장 밑그림을 예측해 본다.
이 기사는 2015년 06월 17일 16: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대기업집단 편입으로 채무보증이 제한된 중흥건설이 약화된 영업력을 보완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자금보충 약정 등 계열사 우회 지원을 통한 일감확보가 마땅치 않자 대여금 지급 카드를 들고 나왔다.중흥건설 계열인 중흥종합건설은 올 들어 계열사에 아홉 차례 자금을 대여했다. 시티글로벌(226억 원), 드림시티건설(196억 원), 뉴시티건설(52억원), 세흥건설(23억 원), 유시티건설(24억 원) 등의 시행 자회사에 모두 523억 원을 투입했다. 작년 말 중흥건설의 대여금 잔액은 273억 원이다. 두 달 남짓한 기간에 대여금 잔액을 훨씬 초과하는 자금 투입이 이뤄졌다.
합자회사인 중흥주택도 같은 기간 중봉건설과 중흥에스클래스에 각각 70억 원, 460억 원을 대여했다. 중흥주택의 대주주는 정창선 중흥건설 회장으로 지분 60%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해마다 중흥토건에 적잖은 일감을 몰아주고 있다.
계열 지주사격인 중흥건설은 이달 초 중봉건설에 운영자금 용도로 580억 원을 대여했다. 이로써 중봉건설에 대한 대여금 잔액은 899억 원으로 늘었다. 중흥개발에도 50억 원을 투입했다. 중흥건설의 연초 대여금 잔액은 476억 원에 그쳤다. 추가 자금 대여로 계열사 지원 규모가 10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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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여금 거래는 지난 4월 이후 집중적으로 일어났다. 대부분 시행사 초기 사업비 용도의 운영자금 지원으로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대여금 거래가 급증한 이유는 대기업집단에 적용되는 채무보증제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흥건설은 그 동안 다수의 계열 시행사에 자금보충, 연대보증 등 채무보증으로 택지를 확보하고, 매출을 일으켰다. 2014년 12월 현재 중흥건설은 계열사에 3588억 원의 보증을 서고 있다.
하지만 자산이 5조 원을 초과, 지난 4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대기업집단으로 분류됐다. 이에 따라 신규 채무보증이 금지되고, 향후 2년 내 기존 보증을 해소해야 한다. 중흥건설을 비롯한 계열사 43곳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다만 계열사간 대여금 거래는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결국 계열사 택지 확보 등 초기 사업비를 내부 차입 거래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계열사 채무보증을 대체할 마땅한 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대여금 거래는 지속적으로 불어날 전망이다.
내부 차입 거래로 계열사 자금 소요를 충당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주력사업인 분양사업 차질로 자금운용의 미스매칭이 불거질 경우 연쇄적으로 유동성 위기에 빠질 수 있다.
중흥건설은 이에 따라 분할, 합병 등을 통해 자산을 줄이는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산 규모를 5조 원 아래로 낮춰 대기업집단에서 벗어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전까지는 자금운용의 보릿고개를 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흥건설 관계자는 "공공택지 매각 등 사업장 매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연내 사업 확장을 최소화하고, 군살빼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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