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7월 02일 11: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그룹이 지배구조 개편과 메르스로 홍역을 치르는 가운데 LG그룹은 그 어느 때보다 조용한 시절을 보내고 있다. 일찌감치 지주사 체제로 지배구조를 확립해 사업에만 매진할 기회를 얻은 덕분이다.하지만 실적에 대한 외부의 냉혹한 평가가 나오기 시작하며 이런 고요함이 깨지고 있다. 특히 그룹 주력 회사인 LG전자가 스마트폰에 이어 TV사업에서 마저 갈 길을 잃어 우려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전자업계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LG전자가 시장 포지셔닝과 전략을 전면 바꾸지 않는다면 앞날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비관적 관측도 나오고 있다.
LG전자의 TV사업 위기는 가랑비에 옷 젖듯 현실화 됐다. 지난해 3분기 일시적인 영향으로 인식됐던 신흥시장 환율문제는 4분기와 올 1분기까지 이어졌고 2분기에도 수익성 악화의 원흉으로 지목됐다. 여기에 수요까지 줄어 2분기 연속 적자가 확실시 되는 분위기다.
이를 내부에서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도 미지수다. 지난해부터 참석했던 실적발표회에서도 LG전자 경영진이 주력사업 부진 원인을 설명하기보단 시장 상황을 탓한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려웠다. 비공식적인 자리에서도 '좀 있으면 나아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로 스스로를 위안하는 모습이었다.
그나마 스마트폰사업을 놓고는 과감한 행보를 보여줬다. LG전자는 지난해 시행된 단말기 유통구조법(단통법)으로 국내시장에서 보조금 경쟁이 어려워져 삼성전자와 애플의 공세를 막아낼 길을 찾지 못하게 되자 정부에 읍소를 택했다. 단통법에서 정한 보조금 상한선을 폐지해달라는 건의였다.
삼성과 애플에 비해 브랜드 파워가 뒤진다는 자인이기도 했지만 실리를 얻기 위한 최선의 선택으로도 볼 수 있다. 최소한 '삼성도 어렵다'는 말로 실적 부진의 책임을 시장 상황으로 돌리고 2인자를 자처하기도 한 TV사업보다는 형편이 나아 보인다.
LG전자 TV사업에도 마지막 카드는 남아있다.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시장을 선두할 수 있는 올레드(OLED)TV가 그것이다. 다만 마지막 카드를 꺼내기 앞서 당장 닥친 위기 상황을 다시 한번 직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위기의 원인에 대한 분석과 반성 없이 미래 청사진만 그리고 있다는 불신을 떨치기 못하면 마지막 카드도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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