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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은행 ELD 수탁고, 1년 만에 2배 예금금리보다 높고 PB 마케팅력도 극대화…ELF 손실에 안전자산 몰렸다는 시각도

이충희 기자공개 2015-07-28 08:57:01

이 기사는 2015년 07월 24일 15: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구은행의 지수연동예금(ELD) 수탁고가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원금이 보장되면서도 정기예금 보다 높은 이자율을 받을 수 있다는 점, 지역과 밀착한 마케팅력이 빛을 발했다. 지난 5월이 만기였던 대구은행의 주가연계펀드(ELF)에서 대규모 손실이 나면서 지역 자산가들의 관심이 안정적인 상품으로 쏠렸다는 외부의 해석도 있다.

24일 대구은행 등 은행권에 따르면 대구은행의 대표 ELD 상품인 'Rich 지수연동예금'의 지난달 말 잔액은 약 3800억 원으로 지난해 6월 말(약 2000억 원) 대비 190% 수준으로 늘었다. 지난 20일 판매를 마감한 15-26, 27, 28호 상품에는 총 350억 원이 몰려 목표했던 판매고를 달성했다. 특히 복합형인 26호 가입자에는 연 2.5%의 연계정기예금을 가입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돼 인기가 높았다.

'Rich 지수연동예금'은 지난 2003년 2월 첫 선을 보인 상품이다. 예금기간은 1년, 원리금을 만기에 일시 지급한다. 코스피2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아 금리를 결정하는데, 복합형 상품의 경우 지수가 기준일 대비 20%까지 상승하면 이에 비례해 연 이율을 최대 3.6%까지 적용 받는다. 단독형은 지수가 상승하기만 하면 2.3% 금리를 보장받는 식이다.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원금만 보장한다.

연도와 번호를 조합, 순차적으로 출시해 올해는 28번 째인 15-28호까지 모집이 끝났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판매가 많지 않았지만 올해부터 자금이 눈에 띄게 몰리면서 연말까지 50호가 넘는 상품이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대구은행 지수연동예금에 자금이 몰리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현재 예금 금리가 낮기 때문이다. 대구은행의 대표 예금상품인 'DGB행복파트너예금(일반형)'의 12개월 금리는 1.47%에 불과하다. 대형 시중은행들도 1.5% 내외에서 12개월 예금금리를 결정하고 있다.

지역 특성과 밀착한 마케팅력도 한 몫 했다. 대구은행은 지방은행 중 유일하게 PB센터가 활성화된 곳으로 대구시내 PB센터가 3개, 대구·경북지역에 PB전문점이 24개나 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대구지역 자산가들 중에는 주식이나 파생상품처럼 위험한 상품보다 안정적인 자산 관리를 원하는 고객들이 많아 금리가 조금이라도 높은 원금보장 상품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라며 "올해 PB센터를 중심으로 지수연동예금의 저변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대구은행이 주가연계증권(ELS)나 주가연계펀드(ELF) 등 원금 손실 위험이 있는 파생상품을 판매하기엔 아직까지 수준이 높지 않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실제 대구은행이 지난 2013년 11월 출시한 '메리츠 한중지수 스텝업'은 녹인구간을 터치해 지난 5월 만기 때 많은 투자자들의 원금이 반토막났다. 이 펀드는 기초자산으로 삼은 코스피200과 홍콩H지수가 기간 중 상승세였음에도 손실을 냈다.

이에 금감원이 대구은행의 금융투자상품 판매에 문제가 있었다고 보고 지난 5월 경영유의 제재를 내리기도 했다. 이같은 배경 탓에 대구은행은 원금 보장 상품인 ELD 판매에 집중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형 시중은행들이 최근 ELS 판매를 늘리고 있지만 일부 지방은행들은 원금 손실 우려가 있는 파생상품을 팔기에 아직까지 여건이 갖춰지지 못한 면이 있다"며 "대구은행의 지수연동예금이 단순히 예금 이자보다 높아서 많이 팔렸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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