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성신약, 삼성물산 투자차익 '1245억' 2004년 이후 650억 투자해 지분 2.12% 보유…수익률 191%
김선규 기자공개 2015-08-07 10:27:46
이 기사는 2015년 08월 06일 17시5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반대해 온 일성신약이 삼성물산 보유 지분 2.12%에 대한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했다. 윤성근 일성신약 대표를 비롯한 오너일가도 삼성물산 보유 지분(0.25%) 전량에 대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 일성신약은 이번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1245억 원의 차익을 거두게 됐다. 삼성물산의 합병 반대에 실패했지만, 10년여 만에 수익률 191% 수준의 투자성과를 얻는 실리를 챙기는데 성공했다는 평이다.윤석근 일성신약 대표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불공정하다는 기존 입장에서 변함이 없으며, 이에 따라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키로 했다"고 6일 밝혔다. 일성신약과 윤 대표를 비롯한 오너일가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은 총 2.37%다. 삼성물산의 주당 매수가격 5만 7234원을 적용하면 일성신약과 오너일가의 주식매수청구 규모는 총 2120억 원에 이른다.
일성신약은 국민연금 등 연기금 투자자와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가들을 제외하면 엘리엇어소시에이츠엘피, 삼성SDI, 삼성생명, KCC에 이은 5대주주였다. 지난 2004년 단순 투자 목적으로 삼성물산 177만5700주를 주당 1만2353원에 매입했다.
이후에도 꾸준히 삼성물산 주식을 사들였다. 2005년 508억 원, 2006년 195억 원, 2007년 40억 원을 투자해 지분율을 3.53%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공장설립, 자사주와 외환은행 주식 매입 등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삼성물산 주식을 매각해 2.12%까지 지분율이 떨어졌다.
일성신약이 현재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을 매입하는데 투자한 금액은 644억 원으로 추정된다. 3월말 기준 일성신약이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 330만2070주로 취득원가는 644억 원이다. 주당 매입가는 1만9502원 수준이다. 삼성물산의 주당 매수가격 5만 7234원과 비교하면 수익률은 191%다. 매각차익만 총 1245억 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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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표를 비롯한 일성신약 오너일가도 삼성물산 보유 지분 0.25% 모두에 대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키로 했다. 일성신약 오너일가의 주식매수청구 규모는 223억 원에 달한다. 삼성물산 지분을 언제 매입했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아, 매각차익에 대해선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일성신약이 실제 손에 쥐게 될 현금은 이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는 장외거래로 간주돼 장내매도 시 0.3%였던 거래세가 0.5%로 높아진다. 주식 양도차익부분에서도 22%의 법인세가 부과된다.
일성신약은 세금 부담에 따른 금전적 손해가 적지 않지만 합병 이후 주가흐름이 상승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투자 손실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했다.
윤 대표는 "합병 삼성물산 주가에 대한 불안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투자자 입장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불공정하다는 기존 입장에서 변함이 없으며, 주가하락으로 투자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키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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