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지분 보유 '일성신약' 어떤 기업?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자산 54%가 타기업 투자지분..주력 '제약업' 재투자 '뒷전'
김선규 기자공개 2015-06-15 08:33:00
이 기사는 2015년 06월 12일 10: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물산의 지분(2.05%) 보유 회사로 화제를 모은 일성신약이 과연 어떤 업체인지 재계의 관심이 쏠린다.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제약업체인 것은 확실하다. 회사 정관상 주 사업목적도 의약품 제조 및 판매업이다. 하지만 자산구성을 보면 제약회사라기보다 투자회사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주력사업보다 부수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는 기업이다.12일 일성신약의 1분기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일성신약의 총 자산규모는 3773억 원이다. 이 가운데 투자자산은 54.4%에 해당하는 1991억 원에 이른다. 반면 본업인 의약품 생산에 필요한 유형자산은 283억 원 불과하다. 통상 제약업체의 유형자산 비중이 60% 안팎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매우 이례적인 자산 구성비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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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성신약은 원래 본업보다 부업인 주식투자로 유명하다. KT, SK, 삼성중공업, 외환은행, 한국전력 등에 투자한 전력이 있다. 현재 일성신약의 주 투자자산은 삼성물산이다.
일성신약은 3월 말 기준 현재 삼성물산 지분 2.05%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장부가액으로 1961억 원에 이른다. 취득원가(644억 원)보다 3배 넘게 늘어난 것으로 단순 평가차익만 1317억 원에 달한다.
일성신약은 국민연금 등 연기금 투자자와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가들을 제외하면 엘리엇어소시에이츠엘피, 삼성SDI, 삼성생명, KCC에 이은 5대주주다. 지난 2004년 단순 투자 목적으로 삼성물산 지분 1.14%를 219억 원에 매입했다. 이후에도 꾸준히 삼성물산 주식을 사들였다. 2005년 508억 원, 2006년 195억 원, 2007년 40억 원을 투자해 지분율을 3.53%까지 끌어올렸다.
일성신약은 삼성물산 주식을 무작정 보유만 하지 않고 적절한 시기에 현금화했다. 2008년 글로벌 기준에 맞는 공장 설립과 자사주 매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삼성물산 주식 58만 주를 매각해 256억 원을 확보했다. 2011년에도 78만주를 618억 원에 매도해 외환은행 주식 등을 매입하는데 활용했다. 그리고 지금은 삼성물산 지분 2.05%를 갖고 있다.
투자자산은 일성신약이 재무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는 일종의 '재무적 완충장치'로 평가 받고 있다. 일성신약은 지분투자를 통한 배당 수익 등으로 자본확충 효과를 얻고 있다. 매년 20억 원 안팎의 배당수익을 올린다. 지난해의 경우 배당수익을 포함한 영업외 수익은 58억 원으로 영업이익(24억 원)보다 2배 가량 많다.
일성신약은 투자를 통해 벌어들인 현금을 그대로 곳간에 쌓아놓은 덕분에 재무구조가 뛰어나다. 올해 1분기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1012억 원에 달한다. 부채비율도 16%로 매우 안정적이다.
일성신약의 곳간 노릇을 하는 투자자산 규모는 2010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했다. 윤병강 일성신약 회장이 보유 지분 전부를 친인척 일가에게 증여하고 회사경영에 손을 떼면서부터다.
2010년 투자자산 규모는 3875억 원으로 전체 자산의 82%에 달했지만 삼성물산 일부 주식과 외환은행, 제일모직 등의 지분을 매각하면서 50%대까지 떨어졌다. 대신 단기금융투자상품을 활용해 짭짤한 가외수익을 올렸다. 2013년 외환은행 지분 매각으로 확보한 966억 원을 고스란히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했다. 이를 통해 매년 영업이익에 버금가는 금융수익을 챙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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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본업인 제약 사업의 경쟁력은 매년 떨어지는 추세다. 항생제와 엑스레이 조영제 등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일성신약의 매출은 2012년 이후 내리막길을 걸고 있다. 올해 1분기만 하더라도 매출은 전년동기보다 7.7% 감소했다. 약가 인하와 경쟁 심화로 수익성도 뚝 떨어졌다. 1분기 영업이익은 11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8% 늘었지만 영업이익률은 3%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의약품 사업에 대한 투자도 전무하다. 지난해 연구개발(R&D) 투자비는 12억 원으로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1.9%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매년 감소하고 있어 미래사업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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