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성신약, 엘리엇 주주제안 안건 모두 반대 현물·중간배당, 삼성물산 본질가치 훼손..합병 찬반여부는 주총 당일까지 '유보'
김선규 기자공개 2015-07-17 08:27:00
이 기사는 2015년 07월 16일 12: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물산 지분 2.05%를 보유한 일성신약이 엘리엇이 제안한 제2호 의안(현물배당)과 제3호 의안(중간배당) 안건에 대해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대해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합병에는 여전히 부정적이지만 찬반 여부에 대해선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 했다.윤석근 일성신약 대표는 16일 기자와 통화에서 "엘리엇이 주주제안한 현물배당은 삼성의 본질 가치를 훼손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판단해 주주총회에서 반대표를 행사키로 했다"고 전했다. 그는 "엘리엇이 제안한 현물배당은 투기적 목적으로 삼성물산 보유 현금과 자산을 모두 빼가는 것이 가능해 결국 기업의 존속마저 불투명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엘리엇은 지난 6월 이익배당의 방법으로 현물 배당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이사회 결의가 아닌 주총 결의로도 중간배당이 가능하도록 정관을 개정해 달라는 주주 제안을 내놨고 삼성물산은 이를 주주총회에 상정키로 했다.
윤 대표는 그동안 엘리엇이 제안한 현물배당과 중간배당에 대해선 찬성하는 의견을 내비쳤다. 하지만 해당 안건이 통과될 경우 삼성물산이 보유한 자산이 과도하게 유출될 수 있어 향후 성장에 걸림돌이 될 뿐만 아니라 기업 존립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보고 막판에 마음을 돌린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대해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윤 대표는 "합병비율을 재산정하지 않는다면 기존 입장에 변화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합병에 대한 찬반여부는 주주총회에 가봐야 결정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윤 대표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비율이 불공정하다며 여러 차례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합병 반대 여부와 관련해서는 신중한 입장이었다. 사안이 사안인 만큼 신중하게 검토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섣불리 의견을 밝힐 경우 득보다 실이 더 크다는 판단에서다.
윤 대표는 "일성신약은 나의 개인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주주이익에 반하는 행위를 하면 배임에 해당된다"며 "투자 수익을 내는 것이 자산운용의 기본 방침인 만큼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의사를 결정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윤 대표는 일성신약의 국내외 주주들과 계속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3일에는 임원회의를 통해 회사 내부의견도 수렴한 것으로 전해진다.
윤 대표는 "삼성물산 합병안을 두고 내부적으로 찬반이 갈린 상태"라며 "특히 히말라야캐피탈 등과 같은 외국인 주주들의 반대가 커 입장이 난처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미국계 투자회사인 히말라야캐피털은 일성신약 지분 5.27% 보유하고 있다. 히말라야캐피탈은 엘리엇과 같은 헤지펀드와 유사한 세력으로 알려졌다. 현재 일성신약의 외국인 주주 비중은 12.87%다.
다만 합병 찬성에 대한 가능성은 열어놨다.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합병비율이 재산정될 경우 찬성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주주총회 당일까지 지켜보다가 결정할 것"이라며 "현재 입장에서는 찬성이다 반대다 확실히 말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일성신약이 결국 삼성과 손을 잡을 것으로 관측한다. 윤 대표의 아버지인 윤병강 일성신약 회장때부터 일성신약과 삼성그룹과의 관계가 원만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현물배당과 중간배당에 대한 찬반 여부를 막판에 뒤집은 만큼 합병안에 대해서도 찬성쪽으로 선회할 수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일성신약과 여러 차례 연락이 오갔지만 마음을 돌리는 것이 여의치 않았다"며 "15일 사장사장단 회의에서도 일성신약에 대한 얘기가 있었는데 일성신약이 합병안에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보고 우군으로 분류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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