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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서는 성장사다리의 로드맵 [thebell note]

신수아 기자공개 2015-08-13 08:20:02

이 기사는 2015년 08월 10일 07: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성장사다리펀드(이하 '성장사다리')가 자산운용사로 탈바꿈한다. 이르면 10월, 늦어도 연내 독립법인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이미 성장사다리의 지배·운영구조 개선을 위한 갖가지 고민이 한창이다.

벤처 업계는 기대에 찬 모습이 역력하다. 그간 벤처투자 시장의 맏형 역할을 해 왔던 모태펀드와 함께 벤처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리라는 바람이다. 금융권과 민간자본의 시장 참여활성화를 통한 회수시장의 새로운 청사진은 특히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회수시장은 유독 정체되어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투자금 회수가 활발하지 못하면 민간 자금의 유입을 기대하기 힘들다. IPO·M&A·세컨더리 등 대표적 회수 방안 모두 금융 자본이 원활히 개입할 때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정책자금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성장사다리의 법인화 논의는 묘한 기시감을 자아낸다. 정책적 목적으로 탄생했던 숱한 기관과 정책들이 정부의 부침에 따라 표류하곤 했기 때문이다. 앞서 정책금융공사가 산업은행과 분리와 합병을 거듭했고, 최근에는 농수산식품모태펀드를 두고 관련기관이 아웅다웅 이다.

짧게는 7년, 길게는 10년이 걸리는 펀드의 장기적 책임 운용을 위한 첫 단추가 성장사다리의 독립 법인화다. 이는 설립 당시부터 예고된 수순이었다. 이제는 장기적인 로드맵을 제시하고 마땅한 역할 기반을 다져갈 단계다. 정부의 정책 기조가 바뀐다고 하루 아침에 사라질 기관으로 남아선 안된다.

금융위와 중기청의 신경전도 여전하다. 중기청의 미온적인 제자리 걸음이 못 마땅한 금융위와 업무영역의 침해라는 중기청의 날선 거부감은 이미 성장사다리의 설립 단계부터 이어져왔다. 각 기관의 정책 대리인격인 성장사다리와 모태펀드 역시 편할 수 만은 없다.

벤처 생태계의 건설적 발전을 위해선 견제와 균형이 반드시 필요하다. 금융자본을 바탕으로 하는 성장사다리와 재정을 기반으로 하는 모태펀드의 경쟁은 효율적으로 시장을 이끌어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제는 소모적 논쟁보다 장기적인 역할을 위한 고민만이 필요하다. 창업 생태계의 파트너로 거듭날 성장사다리에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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