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8월 11일 08시3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이 회사채 상환부담을 덜게 됐다. 회사채 신속인수 대상에 사모사채가 포함되면서 정부의 '회사채 만기 차환 지원' 혜택을 계속 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회사채 신속인수 대상과 지원액을 결정하는 차환발행심사위원회(이하 '차심위')는 최근 지원 대상에 사모사채를 포함하기로 확정하고 운영 규정을 바꿨다. 기업들이 그동안 회사채 신속인수제를 통해 지원받은 사모사채 가운데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를 한 번 더 인수해주기 위해서다.

회사채 신속인수제도 적용을 받으면 발행회사가 회사채 만기도래 원금의 20%만 갚고 나머지 80%는 차심위가 부담을 나눠 사모 채권 형태로 인수하는 구조다. 그동안 공모사채만 지원대상이었으나 이번에 차환발행된 사모사채도 대상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사모사채 만기가 도래하는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의 상환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그동안 자구계획 이행으로 유동성에 여유가 생겼지만 운영자금 등을 고려하면 만기도래하는 회사채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현재까지 회사채 신속인수제를 통해 차환발행한 사모사채 규모는 현대상선이 7280억 원, 한진해운이 7331억 원이다.

현대상선은 2013년 2240억 원, 2014년 1760억 원, 2015년 3280억 원을 각각 차환발행했다. 한진해운은 2014년과 2015년에 각각 2932억 원, 4400억 원을 차환발행했다. 오는 2017년까지 순차적으로 만기 도래한다.

차심위 관계자는 "단순 계산하면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은 1500억 원 가량의 자금만 있으면 2년 내 만기도래하는 사모사채를 차환발행할 수 있다"며 "앞으로 2년간 상환부담을 덜면서 자금운용에 여유가 생기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현대상선은 올해 하반기 상환 예정인 회사채 3716억 원 가운데 사모사채가 2016억 원(181-1회 사모사채 1680억 원, 181-2회 사모사채 336억 원)이라는 점에서 수혜가 가장 크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회사채 신속인수제를 통해 차환발행을 신청하면 사모사채의 경우 2016억 원 가운데 404억 원만 상환하면 된다"며 "공모사채를 만기상환한다면 2104억 원만 갚으면 돼 1612억 원의 재무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진해운 역시 올해 사모사채 상환일정은 없지만 내년부터 공모사채 상환에도 나서야 하는 만큼 수혜를 받게 됐다.

한진해운이 내년에 갚아야 할 차환발행된 사모사채 규모는 2928억 원(2016년 3월10일 1127억 원, 6월27일 448억 원, 9월30일 1104억 원, 12월23일 249억 원)이다. 만기도래하는 공모사채 규모는 이보다 더 큰 4824억 원이다. 사모사채와 공모사채를 모두 합쳐 내년에만 7800억 원 가량의 상환자금이 필요했던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부터 대규모 회사채 상환자금이 필요했던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입장에선 한 숨 돌릴 수 있게 됐다"며 "실적이 조금씩 회복되는 상황에서 유동성에 여유가 생긴 만큼 경영정상화에 보다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