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사표 던진 미래에셋證, '자산관리·IB 평정' 도모 [대우증권 M&A]합치면 총자산 60조 육박…"놓치면 2등 전락" 우려
민경문 기자공개 2015-09-11 13:48:43
이 기사는 2015년 09월 10일 16: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증권이 1조 2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바탕으로 KDB대우증권 인수전 참여를 사실상 공식화했다. 인수합병이 성사될 경우 자기자본 뿐만 아니라 자산 규모 면에서 경쟁사를 누르고 확실한 업계 1위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회로 평가된다. 특히 자산관리 부문의 시너지와 함께 그 동안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투자은행(IB) 부문을 강화시키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되고 있다.미래에셋증권은 지난 9일 인수합병(M&A) 등 신사업 추진을 위해 1조 2000억 원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대우증권 인수를 위한 사전 작업으로 받아들였다. 이후 10일 공시를 통해 "지분 매각 조건이 확정되지 않았고 시장의 다양한 불확실성 우려 등으로 인해 아직 검토 중인 단계"라며 대우증권에 대한 인수 의지를 감추지 않았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래에셋증권의 이번 의사 결정이 지난해 우리투자증권과 합병한 NH농협증권과 IM투자증권을 인수한 메리츠증권 등 증권사들의 몸집 불리기 행보가 계속돼 왔다는 점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애매한 사이즈로는 경쟁이 치열한 증권업계에서 생존할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현재 미래에셋증권의 자기자본은 오는 11월 유상증자 후에 3조 5792억 원까지 늘어나게 된다. 올해 6월 말 기준 대우증권의 자기자본은 4조 3049억 원으로 양사가 합쳐질 경우 수치는 7조 8841억 원까지 커진다. 자산 규모는 무려 6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관측된다. NH투자증권(42조 원), 삼성증권(32조 원) 등을 누르고 총자산 기준 국내 1등 증권사로 등극하게 된다.
이는 내부적으로 수익 비중을 키워 온 자산관리 비즈니스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계기로도 작용할 전망이다. 무리한 해외 진출보다는 102개 지점을 바탕으로 브로커리지 서비스에 강점을 보여왔던 대우증권을 인수하는 것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올해 상반기 WM부문에서 대우증권은 2612억 원, 미래에셋증권은 2048억 원의 영업수익을 기록했다.
대우증권 인수는 그 동안 약점으로 지목됐던 IB역량을 제고시킬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업계 최강의 IB 하우스를 보유하고 있는 대우증권과의 합병을 통해 단숨에 전세를 역전시킬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을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올 들어 부채자본시장(DCM)에서 일반 회사채(SB), 여전채(FB), 유동화증권(ABS)을 대표 주관한 실적은 7026억 원으로 국내 증권사 중 19위에 그치고 있다. 주식자본시장(ECM) 딜은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아직 스팩(SPAC)을 포함한 IPO 일부 거래를 수행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박현주 회장으로서는 이번에 대우증권을 인수하지 못하면 영원히 2등 증권사로 남을 수밖에 없다는 위기 의식이 작용했을 것"이라며 "KB금융지주 등이 인수 후보로 나서긴 했지만 시너지 측면에서 훨씬 우위에 있다는 점을 경쟁 요소로 부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우증권 내부의 반발을 극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을 인수할 경우 중복 조직 정리가 필수적일 것으로 시장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상당수 인력이 구조조정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대우증권 노조는 이같은 우려를 감안해 전 임직원들이 자금을 출자해 전략적 투자자와 함께 직접 대우증권을 인수하는 종업원지주회사를 추진 중이다. 또 매각에서 직원들의 의사를 실질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매각추진실무위원회에 직원들의 대표인 노조위원장을 위원회에 참여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산업은행은 대우증권과 산은자산운용, 산은캐피탈의 매각 주관사로 삼일회계법인(국내)과 크레디트스위스증권(국외)을, 법률·회계 자문사에 각각 법무법인 광장과 삼일회계법인을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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