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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고나온 미래에셋, 대우증권 잠재후보들 셈법 분주 KB금융, 시틱그룹 등 거론…미래에셋 유상증자 "일종의 선전포고"

한희연 기자공개 2015-09-11 13:52:55

이 기사는 2015년 09월 10일 15: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장에 매물로 나온 대우증권을 두고 잠재적 인수 후보자들의 셈법이 분주하다.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여부를 따지는 동시에 우선협상자에 선정되기 위한 사전전략 수립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미래에셋증권은 10일 "유상증자를 통해서 자금을 조달할 계획(약 1조 2000억 원)"이라며 "이 자금은 자본시장법에 따른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지위 확보를 통한 신규비즈니스 진출, 해외 대체투자(AI) 및 자기자본투자(PI)의 확대와 우량한 M&A 기회 물색 등의 운영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우량한 M&A 기회 물색'에 대해서 "국내외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며 "일부 언론을 통해 언급되고 있는 대우증권에 대해서는 매각공고 전이라 지분 매각조건이 확정되지 않았고 시장의 다양한 불확실성 우려 등으로 인해 아직 검토 단계에 있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9일 이사회를 열고 1조 2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4395만 8609주 규모의 주주 배정 방식으로, 주당 예정 발행가는 2만 7450원으로 결정했다.

산업은행이 대우증권 등 금융자회사 매각에 나서자, 잠재 인수 후보자들은 그동안 직간접적으로 인수 의향을 내비치고 있었다. 잠재적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던 곳은 KB금융지주, 중국 시틱그룹 등이다.

KB금융지주는 지난 8월 말 손자회사인 LIG투자증권 지분을 팔기로 결정하고 KB투자증권, 삼정KPMG, 법무법인 세종 등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 내부적으로 LIG투자증권과 시너지 효과 여부를 검토했지만 KB투자증권과 겹치는 영역이 많아 합병 시너지 창출이 힘들다고 보고 매각을 추진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증권업 규모를 키워야 한다는 기조 하에 대우증권 인수에 관심이 있음을 지속적으로 피력하고 있었다. 내부적으로도 대우증권 인수시 시너지 여부, 증권업의 성장성, 현 주가의 적정성 등 여러 요인을 두고 오랜 기간 검토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종규 회장 또한 "(대우증권의 경우) 구체적인 매각 공고가 나와야 관련 내용을 언급할 수 있다"고 직접적인 언급은 피해오면서도, "비이자부문 확충 필요성은 있지만 (대우증권 등) 증권사의 중장기 비전이 정말 좋은지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며 인수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점검하고 있음을 내비치곤 했다.

산업은행은 지난 4일 금융자회사인 대우증권과 산은자산운용, 산은캐피탈의 매각자문사를 선정했다. 매도실사와 시장 태핑 등을 거쳐 10월 초 주식매각 공고를 낼 예정이다.

산은의 매각 주관사 선정 등 절차가 구체화되는 시점에 미래에셋증권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하자 시장에서는 다른 인수 후보자들에 보내는 일종의 선전포고 아니겠냐는 의견도 나온다.

미래에셋그룹이 최근 야심차게 준비해 오던 인터넷전문은행을 돌연 포기했을 시점부터 대우증권 인수설이 솔솔 나오기는 했지만, 이번 유상증자는 이를 강하게 공고화 한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을 포기하고 증권업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겠다고 했을 때부터 관련 소문이 나오긴 했지만 이 정도로 강력하게 의사를 표시할지는 예상치 못했다"며 "미래에셋그룹 내부적으로 나름대로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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