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멘트, 워크아웃에서 소송까지 '성우종건 악령' 정몽선 회장 전현직 경영진 법적 대응…채무보증 부실 쟁점
강철 기자공개 2015-10-07 08:55:00
이 기사는 2015년 10월 06일 15: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성우종합건설에 제공한 채무보증으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현대시멘트에서 오너와 전문경영인간 법적 분쟁까지 벌어졌다. 사실상 경영권을 잃은 정몽선 현대시멘트 회장(사진)이 소송과 고소를 통해 전현직 경영진에게 부실의 책임을 묻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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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회장은 앞서 지난 7월 30일 김호일 부회장을 포함한 전 경영진 4명도 횡령·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소했다. 혐의발생금액은 5478억 원에 달한다. 현대시멘트는 이사회의 승인 없이 정 회장 개인의 판단에 의해 고소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정 회장이 전현직 경영진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은 성우종합건설에 제공한 채무보증과 깊은 연관이 있다. 정 회장은 경영진이 자신을 배제한 채 채무보증 제공을 결정했고, 이로 인해 걷잡을 수 없는 부실이 초래됐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성우종합건설은 2000년 초부터 양재동 복물류센터(파이시티), 영종도 하늘도시(천일건설), 용인 송전지구(일우건설), 천안 두정동(명보디앤씨), 양평 양근리 주상복합(정림플러스) 등 각종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모회사인 현대시멘트는 성우종합건설의 차입금에 대해 채무보증을 제공했다. 2009년 말 기준으로 채무보증 총액은 약 8000억 원에 달했다.
그러나 파트너들 간의 갈등으로 인한 사업 지연, 대규모 미분양 사태 등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심각한 자금난에 직면했다. 성우종합건설의 채무를 모두 떠안으면서 현대시멘트의 현금 유동성과 재무구조도 급격하게 부실해졌다. 결국 현대시멘트는 2010년 6월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절차(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산업은행, 국민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농협중앙회 등으로 구성된 채권금융기관 협의회는 2010년 6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총 5차례에 걸쳐 현대시멘트를 지원했다. 당초 지난해 워크아웃을 마치려 했으나 경영 정상화가 더디다는 판단 하에 종료 시점을 2016년까지 2년 연장했다.
채권금융기관 협의회는 지난해 5월 무상감자와 차입금 1548억 원에 대한 출자전환을 단행했다. 그 결과 현대시멘트의 주요 주주는 산업은행(지분율 16.4%), 국민은행(15.9%), 하나은행(12.5%) 등으로 변경됐다. 정 회장의 지분율은 27.3%에서 2.3%로 크게 하락했다.
출자전환이 이뤄지면서 정 회장은 현대시멘트에 대한 지배력을 사실상 상실했다. 정 회장은 올해 초 서울 한남동 자택을 매각한 데 이어 지난 7월 부친인 정순영 회장의 묘소가 있는 경기도 광주의 토지와 건물을 매물로 내놓는 등 현대시멘트에 투입할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현대시멘트의 회생 전망은 밝지 않다. 적잖은 금융비용으로 인해 매 분기 적자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시멘트는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또다시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성우종합건설의 매각이 난항을 겪으면서 채권금융기관 협의회의 추가 출자전환도 불투명한 상태다.
시멘트업계는 정 회장이 전현직 경영진에게 부실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법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정 회장이 정순영 회장 시절부터 40년 넘게 일궈온 사업을 한 순간에 잃은 것에 대해 상당한 허탈감을 느끼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현대시멘트 내부적으로도 정 회장의 정확한 의중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시멘트 관계자는 "(이번 소송이) 성우종합건설 채무보증에서 유발된 것은 사실"이라며 "민감한 사안인 만큼 (소송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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