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10월 08일 07: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극동건설의 주인 찾기가 또 좌절됐다. 1947년 대영건설사로 닻을 올린 극동건설은 2003년 법정관리를 밟던 중 론스타에 매각됐다. 이후 2007년 웅진홀딩스에 인수됐지만 2012년 웅진홀딩스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극동건설도 다시 법정관리에 들어가 주인 없는 신세가 됐다.올해 초 채권단이 첫 매각에 나섰을 때만해도 분위기는 괜찮았다. 동양건설산업, 쌍용건설 등 중견건설사에 대한 M&A 성사로 건설사에 대한 인수 수요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첫 예비입찰에서 국내 중견 건설사, 외국계 기업 등 6 곳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고 이후 본입찰에 이들 중 3곳이 참여했다. 괜찮은 흥행 성적이었다.
하지만 본입찰 마감 후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이 계속 미뤄졌다. 채권단이 제시한 보증금 납부 기일을 맞추지 못한 것이다. 계속 보증금 납부가 이뤄지지 않자 채권단은 결국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지 않고 본입찰을 유찰시키기로 했다.
한 달 후 다시 매각이 추진됐다. 이번에도 예비입찰까지 순조롭게 진행됐다. 하지만 본입찰 마감 후 또 다시 유찰 결정이 내려졌다. 인수후보들의 제안 조건, 제출 자료가 충분치 않았기 때문이다. 어떤 후보에게는 보증금 증빙에서 결격 사유까지 발견됐다.
첫 번째 매각 불발 이후 채권단은 인수 부담으로 지적됐던 회생채권 부분을 개선하는데 노력했다. 회생채권의 규모 자체도 줄이고 매각자가 인수대금으로 변제할 채무 규모를 제시할 수 있게끔 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후보자들이 본입찰 때 제시한 인수 가격이 1차 때와 큰 차이가 없었다. 결과론적이긴 하지만 매각 구조 개선에 대한 채권단과 원매자들의 시각차가 컸던 셈이다. 매각 측에서는 매각 구조가 원매자들에게 우호적으로 크게 조정됐다고 판단했지만 원매자들은 공감하지 못한 것이다.
최근 건설사 M&A 시장이 건설경기에 대한 불확실성과 대기 매물 증가로 매각자에 불리한 상황이긴 하다. 그럼에도 채권단은 조만간 극동건설 매각에 다시 착수할 계획이다.
세 번째 매각도 1~2차 때와 동일한 조건에서 이뤄질 것이란 이야기가 들린다. M&A거래 성사를 위해 매각자가 모두 퍼주기만 하는 식의 접근은 능사가 아니다. 그러나 원매자들로부터 두 차례나 호응 받지 못한 조건이라면 변화를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이전과 똑같은 조건이라면 세 번째도 결과가 너무 자명해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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