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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0억 독감백신 전쟁…최후 승자는 녹십자 1위 수성, SK케미칼 연착륙 성공

김선규 기자공개 2015-10-22 08:41:00

이 기사는 2015년 10월 20일 16: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독감백신 시장을 두고 업계 1위인 녹십자와 '다크호스'로 떠오른 SK케미칼의 맞대결이 싱겁게 마무리됐다. 정부의 독감백신 무료 접종 대상자 확대와 백신 자급화 정책으로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양사간의 경쟁이 크게 완화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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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각 업체, 식품의약품안전처
*2015년 추정치

20일 업계에 따르면 녹십자는 9월 말 현재 국내 시장에서만 900만 도즈(dose,1회 접종분)의 독감백신을 판매했다. 전년보다 200만 도즈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경쟁사 출현으로 판매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녹십자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독감백신 판매 집계가 나오지 않았지만 내부에서는 전년보다 판매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작년보다 공급단가가 상승했다는 점에서 매출 증가 폭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녹십자는 검증된 제품 안정성과 생산 기술력으로 시장 점유율 50%대를 유지하면서 독감백신 1위 업체라는 타이틀을 유지했다. 올해 정부 조달청과 의료기관으로부터 입찰수주 규모가 증가했고, 백신원료(벌크) 매출도 전년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국내 독감백신 시장에서 '다크호스'로 떠오른 SK케미칼도 목표 판매량(370만 도즈)을 뛰어넘는 성과를 보이며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 지난 8월 국내 최초로 세포배양 독감백신인 '스카이셀플루'를 출시하면서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친 SK케미칼은 우호적인 정부 정책에 힘입어 안정적인 시장 지위를 확보했다는 분석이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스카이셀플루가 출시 2주 만에 100만 도즈를 판매하며 높은 성장세를 구가했다"며 "세포배양 방식의 백신 생산을 계기로 백신 전문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본격적인 독감백신 접종 시즌을 앞두고 업체간의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연간 1700억 원대의 국내 독감백신시장을 두고 SK케미칼과 일양약품, GSK 등 다국적제약사까지 시장에 뛰어들면서 과열경쟁 가능성이 제기됐다. 특히 녹십자의 독주체제를 무너뜨릴 수 있는 업체로 SK케미칼이 지목되면서 이들 양사간의 출혈 경쟁마저 예고했다.

하지만 시장의 예상과 달리 이들 양사의 맞대결은 싱겁게 마무리됐다. 메르스 사태로 독감백신 수요량이 늘어났고, 정부의 독감백신 무료 접종 대상자 확대 정책으로 시장규모가 커지면서 시장경쟁 및 충돌이 완화됐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부터 65세 노인들에게 독감백신이 무료로 접종되기 때문에 시장규모가 커졌다"며 "여기에 메르스 사태와 계절적인 요인이 뒷받침되면서 이전과 같은 공급과잉 및 경쟁과열이 사그라들었다"고 전했다.

실제 보건당국이 예측한 올해 독감백신 수요량은 1800만 도즈로 작년보다 200만 도즈 가량 증가했다. 무료접종 대상자가 늘어남에 따라 독감백신 수요량은 2000만 도즈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내년 백신시장도 올해와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무료 접종 대상자 확대와 백신 자급화 정책으로 시장 규모가 커질 뿐만 아니라 해외 수입 백신 물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과거처럼 '제살 깎아먹기'식 출현경쟁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2010년 이후 독감백신 생산량이 점차 증가하고 있어 경쟁심화를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정부 정책과 해외수출 활성화로 과다경쟁에 따른 업체별 손실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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