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 실적·신용 쇼크..회사채 시장 '충격' 대우조선해양 사태 닮은 꼴…크레딧물 기피 현상 심화하나
황철 기자공개 2015-10-27 10:01:32
이 기사는 2015년 10월 23일 16시5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뜩이나 수급 불안을 겪고 있는 회사채 시장에 또 하나의 악재가 터졌다. 삼성엔지니어링이 3분기 1.5조에 달하는 천문학적 영업손실을 발표했다. 신용등급은 BBB급으로 수직 추락했다. 신용등급에 '부정적' 꼬리표가 달려 추가 하락 가능성도 높아졌다.회사채 시장에서는 대우조선해양에 이은 또 하나의 대형 악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이다. 불과 1~2년 전만 하더라도 AA급에 포진해 있던 초우량사의 잇따른 BBB급 강등은 그 자체로 기업 신용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크레딧물 기피 현상을 더욱 심화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대우조선해양 사태 이어 '엎친 데 덮친 격'
삼성엔지니어링의 3분기 영업손실과 재무구조 악화의 수준은 그야말로 충격적이었다. 해외 프로젝트 관리 능력에 한계를 드러내며 무려 1조5127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입었다.
손실 규모도 규모지만 재무구조 악화의 수준은 '관리의 삼성'이라는 말을 무색하게 했다. 이번 영업손실 규모는 연결 기준 자기자본 1조334억원(6월말 기준)을 훌쩍 넘어섰다. 이로써 자본총계 -3750억원의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게 됐다.
순차입금 규모는 1조7087억원(잠정)에 달하게 됐고, 부채비율 역시 600% 언저리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2012년만 해도 현금성자산이 금융부채보다 많은 실질적 무차입 경영을 지속했던 기업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잠정실적 발표 후 지체 없이 신용등급 조정에 나섰다. 과거 잠정실적이 공시 재무제표로 확정될 때까지 어느 정도 시간을 두던 때와는 사뭇 다른 행보다. 신용평가사는 그간 잠정실적 발표 후 손실 원인 파악과 실적 전망 등을 분석하며 신중한 평정에 나섰다.
그러나 삼성엔지니어링에 대해서는 달랐다. 두 평가사는 기존 A에서 두 노치나 낮은 BBB+로 낮추고 등급에 '부정적' 전망까지 다는 다소 파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만큼 A급을 유지할 명분이나, 재고의 가치가 없을 정도로 재무구가 악화가 심각했다는 뜻. 특히 2013년에 이은 연속적인 실적 쇼크로 프로젝트 관리 등 사업역량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점도 고강도 등급 조정의 원인이 됐다.
삼성엔지니어링의 대규모 손실과 신용도 추락은 회사채 시장에도 심각한 파장을 몰고 올 전망이다. 물론 삼성엔지니어링이 2003년 이후 공모채 발행을 중단해 현재 유통물은 없다. 그러나 초우량 기업도 언제든 실질적 투기 수준인 BBB급으로 추락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주기에는 충분하다. 회사채 시장 수급의 가장 위협적인 불안 요인인 '불확실성'을 야기할 만한 사건으로도 간주된다.
◇ BBB급 수직 강등, 크레딧물 불신 심화
삼성엔지니어링의 일련의 사태는 최근 회사채 시장의 최대 이슈였던 대우조선해양의 신용 이벤트와 묘하게 닮아 있다. 불과 1~2년 전만해도 AA에 포진해 있던 초우량 기업이 BBB급으로 추락한 점부터 닮은 꼴이다. 그 기저에 해외 사업 부문의 대규모 원가 손실이 자리하고 있다는 점도 공통적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신용등급은 2013년 상반기까지 AA-에 올라 있었다. 이후 첫번째 손실 인식과 함께 A+로 떨어졌고, 올해 8월 A급으로 추가 하락했다.
특히 삼성엔지니어링 사태의 경우 국내 최대 그룹 계열사조차 안심하기 어렵다는 인식을 심어줘 충격파가 더 클 수 있다. 2013년에 이은 연속된 실적 쇼크로 건설·조선·플랜트 등 수주산업 전반에 대한 불신을 가중하는 요인으로도 작용할 전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형 조선·건설사의 대규모 손실이 수 년째 이어지고 있고, 원가율 관련 리스크의 현실화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라며 "대우조선해양 사태에 이어 삼성엔지니어링까지 신용등급의 급격한 추락이 이어져 크레딧물에 대한 위기 의식이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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