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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KB·NH·구씨방계證 '과점체제' ②LIG·이베스트證, 비즈니스 유지…삼성·HMC證과는 거래 단절

민경문 기자공개 2015-07-28 09:56:43

[편집자주]

국내 대기업은 부채자본시장(DCM)에서 주로 어떤 증권사와 거래 관계를 맺고 있을까. 지금까지 개별 증권사에 대한 채권 인수·주관 실적은 리그테이블을 통해 확인됐지만 이슈어와의 실질적인 비즈니스 관계를 파악하긴 어려웠다. 더벨은 주요 대기업의 일반 회사채(SB) 발행에 참여한 증권사의 인수 물량을 조사해 그 순위를 집계했다. 이를 통해 특정 대기업에 대한 국내 증권사의 커버리지(coverage) 역량을 가늠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5년 07월 24일 11: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재계 순위 5위인 LG그룹은 삼성과 함께 국내 회사채 발행 시장에서 '원투 펀치'로 꼽힌다. 발행 규모도 상당한 데다 계열 증권사가 없다보니 업계 관행으로 지목돼 온 바터 거래에서도 자유롭다. 증권사들은 주관사 또는 인수단 지위를 차지하기 위한 '완전경쟁'을 준비해야 한다. 삼성과 LG그룹 회사채를 잡아야 진정한 부채자본시장(DCM) 강자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KB證, LG그룹 채권 인수 비중 16% 넘어 '최대'…올해 계열사債 100% 대표 주관

24일 더벨 플러스에 따르면 LG그룹은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총 5조 9800억 원어치의 일반 회사채(SB)를 발행했다. 이는 SK그룹(8조원), 한국전력공사(7조3000억원)에 이어 3번째에 달하는 수치다. 특히 계열사인 LG전자는 지난해 무려 1조 1000억 원의 회사채를 발행하며 '빅이슈어'(발전자회사 및 금융지주사 제외)로서의 평판을 꾸준히 이어가는 모습이다.

KB투자증권은 LG계열사들이 발행한 회사채 가운데 총 9880억 원어치의 물량을 인수하며 국내 증권사 가운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비중으로 보면 약 16.52%를 KB투자증권이 가져간 것으로 파악됐다. KB투자증권의 그룹별 채권인수 점유율을 따져봐도 LG그룹이 13.49%를 기록해 한국전력공사(13.65%)와 함께 핵심 클라이언트로 꼽히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해당 기간 대표주관 실적 역시 KB투자증권이 1조 3000억 원이 넘는 실적으로 한국투자증권과 LIG투자증권 등을 제치고 수위를 달렸다. KB투자증권 관계자는 "올 들어 LG그룹이 발행한 회사채 전부를 우리가 대표 주관했다"며 "실무 직원 뿐만 아니라 임원들도 전부 발벗고 영업에 신경 쓰고 있다는 점이 LG그룹의 신뢰를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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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과 '연' 깊은 LIG·NH證, KB證과 사실상 과점 체제

LIG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각각 9130억 원(비중 15.27%)과 8590억 원(14.36%)의 인수금액으로 KB투자증권의 뒤를 이었는데 사실상 이들 세 곳이 LG그룹 회사채에 대해 '과점 인수 체제'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NH투자증권과 LIG투자증권은 각각 LG그룹이 과거 지분을 보유했거나 방계 증권사라는 점이 실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LIG그룹을 이끈 구자원 회장은 구인회 LG창업주의 조카로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5촌 당숙이다. LIG그룹은 1999년 LG그룹에서 계열 분리됐다. 이 같은 관계를 바탕으로 LIG투자증권은 2013~2014년 LG그룹 회사채의 최대 인수 증권사로 등극하기도 했다. KB투자증권과는 LG회사채의 주관 및 인수를 놓고 꾸준히 라이벌 관계를 형성해 왔다. 전체 회사채 인수 실적 가운데 LG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51%에 달하고 있다. 역시 LG그룹 방계인 GS그룹과 LS그룹이 24%와 5%로 그 뒤를 잇고 있다.

NH투자증권의 경우 모체가 옛 LG투자증권이다. 지난해 NH농협증권과 합쳐진 우리투자증권은 2005년 우리증권·LG투자증권 합병의 결과물이었다. 사실 2012년까지 NH투자증권은 LG그룹 회사채 인수 규모 면에서 부동의 1위를 기록해 왔다.

매년 인수비율이 40%를 넘나들었는데 2013년부터 15% 아래로 떨어졌다. 과거 LG투자증권 인력이 상당부분 이탈한데다 여러 번 주인이 바뀌면서 그만큼 'LG' 색이 옅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LG계열사 채권이 NH투자증권의 채권 인수 영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최대 규모(12%)라는 점에서 LG그룹이 여전히 핵심 고객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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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HMC證, LG그룹과 채권 인수 거래 '전무'

이트레이드증권에서 사명을 바꾼 이베스트투자증권 역시 지난 2008년 사모투자펀드(PEF)를 통해 LS네트웍스에 사실상 인수돼 현재 LS그룹 계열로 분류된다. 구자열 회장이 이끌고 있는 LS그룹은 2003년 LG그룹에서 분리된 바 있다. 이 같은 관계를 바탕으로 2013년까지 매년 LG그룹 회사채 인수 톱5에 포함돼 왔지만 지난해부터 하이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 등에 밀리며 영향력이 축소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더벨 리그테이블 기준 회사채 인수 톱10 증권사 가운데 LG그룹의 회사채 물량을 한 번도 받지 못한 증권사는 삼성증권과 HMC투자증권이다. 삼성그룹과 현대기아차그룹 소속 증권사라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화증권, 하이투자증권, SK증권 등 여타 대기업 계열 증권사들이 LG그룹과 다수의 거래를 진행해 온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대우증권의 경우 인수 실적은 일부 있지만 2013년 이후 LG그룹 채권의 대표 주관 지위는 얻지 못하고 있다.

◇증권사 커버리지 지도, 이렇게 진행했습니다.

데이터 조사 대상은 삼성그룹, 현대기아차그룹, SK그룹, LG그룹, GS그룹, 롯데그룹으로, 2014년부터 2015년 6월말까지 일반 회사채(SB) 발행 기준 상위 6개 대기업 집단(공기업 제외)입니다. 해당 대기업 집단에 포함된 계열사들이 같은 기간 발행한 회사채에 대해 증권사별 인수금액을 조사했습니다. 캐피탈·카드채 등 여전채의 경우 발행물량이 많아 증권사의 커버리지 변별력을 떨어뜨린다는 점을 고려해 제외했습니다. 주관사의 경우 계열 증권사가 배제되고 일부 대형 증권사에만 해당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인수금액만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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