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금융·희성그룹 제친 케이프인베...관건은 자금조달력 김종호 케이프 회장 증권회사 인수 2전 3기...예상 인수대금 1500억
윤동희 기자공개 2015-11-19 11:14:17
이 기사는 2015년 11월 18일 18: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선박부품 제조업체 케이프인베스트먼트가 LIG투자증권 인수 우선협상자가 되며 이 후보에 대한 관심도가 올라가고 있다. 업계는 케이프의 인수 의지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실제 자금조달에 성공할 수 있을 지 지켜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케이프는 18일 공시를 통해 지난 17일 케이프인베스트먼트가 LIG투자증권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케이프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013년 4월 케이프가 설립해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다. 케이프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정형석씨가 맡고 있지만, 정 대표는 케이프에서 CFO 업무를 맡아 상무이사로 근무하는 등 20년 넘게 김종호 케이프 회장을 가까이서 보필한 인물이다.
사실 케이프는 대형 선반엔진 핵심 부품인 실린더라이너를 생산하는 업체로 금융업과는 거리가 멀다. 케이프는 1983년 설립됐고 수차례의 증자와 대표자 변경을 거쳐 현재의 김 회장이 최대주주이자 대표의 자리에 앉게 됐다. 케이프는 두산엔진, 현대중공업, 계열사 케이프라인 등에 납품을 하는 등 비교적 안정적으로 사업을 꾸리고는 있다.
하지만 최근 3년 내 매출액이 꾸준히 감소하는 등 업황 부침이 심해지자 3년 전부터 사업다각화에 나섰다. 캐나다 국적자로서 캐나다에서 대학을 나오고 캐나다 IBM에서 근무하는 등 김 회장이 개방된 경력을 보유한 것도 케이프가 국내 중소제조업체 답지 않게 적극적으로 신사업을 찾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케이프가 사업다각화에 나선 것은 2012년부터다. 스톤브릿지캐피탈이 투자했던 온라인 게임 업체 소셜인어스를 115억 원에 인수했다. 지분율은 71.68%다. 이때는 아예 모회사인 케이프의 상호를 소셜미디어99로 변경하기도 했다. 다시 케이프라는 상호로 돌아온 것은 지난 3월이다.
2013년에는 한국토지신탁 인수에 나섰다. 칸서스파트너스와 2013년 8월 공동GP 형태로 이니티움2013PEF를 결성했다. 출자약정액은 521억 원이다. 지분인수 계약까지 맺었으나 승인을 획득하는 데 실패, 계약이 해제되면서 실제 지분인수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현재는 칸서스자산운용과 64억 원 규모의 공탁금관련 출급청구권 확인 소송이 진행 중이다.
지난해에는 아이엠투자증권에서 메리츠종금과 2파전을 형성했고 최근 리딩투자증권 예비입찰에 참여하기도 했다. 케이프의 증권사 인수 시도는 이번이 세 번째로 2전 3기 끝에 우협 지위를 따낸 셈이다. 2년째 이어진 몇 차례의 사업다각화 시도에서 고배를 마셔 이번 LIG투자증권 가격응찰에 더 공격적으로 나섰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예비입찰자의 인수가격대가 1000억~1500억 원 사이였고 이중 케이프인베스트먼트가 최고가인 1500억 원 수준의 가격을 써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케이프의 LIG투자증권 인수 의지보다는 자금조달 가능성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9월 말 케이프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48억 원이지만 유동부채가 658억 원이라 당장 가용할 만한 현금이 없다. 케이프는 3분기 누적기준으로도 40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본사 부지 재평가에 따라 기업가치가 올라갈 것으로 보지만 인수대금 납부시한을 맞출 수 있을 정도로 빠른 시일 내에 현금화가 가능할지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JB금융은 종합 금융그룹으로서, 희성그룹은 범LG가(家)이자 기업체로서 퇴직연금사업을 연결시키는 등 케이프보다 유력한 후보로 꼽혔었다"며 "응찰가로 케이프의 인수의지가 확인됐지만 잔금납입으로 거래가 성사될 수 있을지 끝까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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