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12월 02일 07: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직이 당분간 공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규연 현 회장의 임기 만료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후임 인사는 아직도 안갯속이다. 공석 사태가 잦았던 전례를 감안하면 어느 정도 예상된 바지만, 호전되고 있는 업계 분위기 상 원활한 인사를 기대한 것도 사실이다. 한 쪽에선 민선이냐 관선이냐 하는 배부른 추측이 나오기도 했으니 말이다.지금까지 협회장 후보 지원자로는 김종욱 전 SBI저축은행 부회장이 유일했다. 하지만 협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그의 짧은 업계 경력을 문제 삼으며 탈락시켰다. 김 전 부회장의 업계 경력은 SBI저축은행에서 대표이사로 재직한 2년이 전부이긴 하나, 전임 협회장들의 이력에서 업계 출신은 거의 전무했다는 점에서 회추위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오랜 경력의 CEO로 구성된 회추위의 '텃세'로 해석되지만 협회의 '공직자 모시기' 움직임으로 보여지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업계 내부에선 회추위의 '공직자 앓이'가 공석 사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주장한다. 회추위는 여전히 공직자 출신의 회장이 업계와 당국을 이어주는 소통의 창구가 될 것이라고 믿는 반면, 공직자들은 협회장직을 '최후의 보루' 쯤으로 여겨 공석 사태가 재발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매번 반복되는 공석 사태의 배경에는 스타의 부재가 자리잡고 있다. 80여 개에 달하는 저축은행, 서민금융 역사만 해도 45년에 이르지만 저축은행 업계를 대표할 인물은 없다. 임석 전 솔로몬저축은행 회장, 김찬경 전 미래저축은행 회장 등 두 거물이 부실의 나락으로 추락하면서 업계 스스로 위축된 부분도 없지 않다. 그러나 업계의 이익을 대변하고 위기 때 마다 중심을 잡아 줄 대표적 인물 하나 없다는 점은 업계 스스로에게도 엄청난 손해다.
그러다 보니 서민금융 업계라고는 발 조차 들여 본 적 없는 관피아가 등장하고, 당국의 규제에 반박 조차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공직자 출신을 협회장으로 앉히려는 회추위의 행동을 비난만 할 게 아니라 45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당국과 소통할 수 있는 스타 한 명 만들어 내지 못했다는 점을 반성할 필요가 있다. 구조조정 이후 저축은행이 살아나고 있는 요즘이다. 업계를 대표할 건강한 스타가 등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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