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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이벤트는 헤지펀드 차익거래 기회 [헤지펀드 전략] ③이벤트드리븐 전략, 대신·마이다스·안다 등 적극 활용

정준화 기자/ 최은진 기자공개 2015-12-14 10:3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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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법 개정으로 헤지펀드(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설립의 문턱이 대폭 낮아졌다. 이에 따라 헤지펀드 설립이 줄을 이을 것으로 예상된다. 헤지펀드는 무수히 많은 전략을 활용해 절대수익을 추구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는 롱숏 등 일부 전략이 대부분이었지만 앞으로는 더욱 다양한 전략들이 등장할 것이다. 이에 헤지펀드가 활용하는 전략에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실제 어떻게 적용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5년 12월 04일 10: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5월말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이라는 빅 이벤트가 발생하자 헤지펀드 매너저들은 차익거래 기회를 잡기 위해 분주했다. 합병 비율은 정해져 있는데 이와 무관하게 제일모직의 주가가 일시적으로 급등을 한 것. 합병 비율을 계산하면서 적정 주가를 정확히 따져보는 매니저들과 달리 막연하게 양사의 합병으로 제일모직이 득을 볼 것이라고 여긴 다수 투자자들은 합병 소식과 동시에 제일모직 주가를 끌어올렸다.

결국 주가가 합병 비율에 따라 수렴할 것이라고 여긴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제일모직에 대해 대거 숏 포지션을 취하고, 삼성물산에 대해서는 롱 포지션을 취했다. 이같은 차익거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이 3% 수준으로 파악했다. 우연찮게도 이후 미국 헤지펀드인 엘리엇이 삼성물산의 가치가 너무 낮게 산정됐다며 합병 반대에 나선 영향으로 삼성물산 주가는 급등했고, 헤지펀드들은 차익거래를 통해 기대했던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었다.

합병 등과 같이 기업과 관련한 큰 이벤트로 인해 주가의 변동성이 일시적으로 확대될 때 차익거래의 기회를 노리는 전략이 바로 이벤트드리븐(Event-driven) 전략이다. 유상증자, 지주사 전환, 코스피200지수 편입, 자사주 매입, 기업공개(IPO) 등 다양한 이벤트가 발생할 때 차익거래 기회를 포착하는 것이 이 전략의 핵심이다.

예컨대 A기업이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기존 주주가 증자에 참여하기를 원치 않아 가격 불문하고 워런트를 팔 때 워런트 가격은 일시적으로 낮아지게 된다. 이같은 수급 불일치로 차익거래가 발생할 때 워런트를 매수해 수익을 낸다.

우리나라 헤지펀드들 중 이벤트드리븐 전략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곳이 대신자산운용이다. 대신자산운용은 지난 2013년 3월 이벤트드리븐 전략을 활용하는 펀드 1호를 출시한 이후 지난해 3월과 올해 8월 각각 2호와 3호를 잇따라 선보였다. 대신자산운용은 이벤트드리븐 전략에 집중하며 다른 헤지펀드와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멀티 전략을 활용하는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과 안다자산운용의 헤지펀드도 이벤트드리븐 전략을 롱숏 전략 등과 혼용하고 있다.

헤지펀드 조사업체인 유레카헤지에 따르면 1999년부터 2015년 11월 말까지 각 헤지펀드 전략별(롱숏, 멀티, 이벤트드리븐, 비교가치) 수익률을 파악한 결과 이벤트드리븐 전략을 활용한 헤지펀드의 수익률이 연 9.45%로 가장 높았다. 다만 이벤트드리븐 전략은 표준편차가 6.87%로 롱숏(7.41%)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아 변동성이 큰 모습을 보였다.

이벤트드리븐은 이벤트로 인해 일시적으로 급변한 주가가 정상 수준으로 돌아가는 타이밍을 빠르게 노려야 한다. 그만큼 순간적인 찰나의 포착이 중요하다. 이 때문에 매니저들은 항상 합병, 분할, IPO 등 일정을 체크하며 시시각각 변화에 집중한다.

다만 합병의 경우 합병 자체가 무산될 리스크가 존재한다. 지난해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이 무산되는 바람에 차익거래를 노리고 포지션을 취했던 헤지펀드들이 손실을 입은 바 있다.

A운용사 헤지펀드 매니저는 "이벤트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는 룸은 크지 않지만 차익거래를 통해 비교적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전략으로 많은 헤지펀드들이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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