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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기업 VIE 방식 상장, 거래소-금감원 '불협화음' 헝성그룹·콘텐트미디어 상장 지연…VIE 자회사 배제한 후 심사

배지원 기자공개 2015-12-08 16:59:32

이 기사는 2015년 12월 07일 08: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외 기업의 국내 증시 상장 과정에서 주요 이슈로 떠오른 계약통제방식(VIE)을 놓고 심사 주체인 한국거래소와 증권신고서 허가를 책임진 금융감독원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이로 인해 해외 기업의 상장 일정도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헝성그룹·콘텐트미디어 심사결과 내년 1분기로 연기…VIE 방식 난관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연내 예비심사 결과를 받아볼 것으로 기대했던 중국 헝성그룹은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히며 상장 일정이 틀어졌다. 헝성그룹은 당초 11월 심사결과에 따라 연내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었지만 심사 일정이 연기되면서 빨라야 내년 3월에나 결과를 받아볼 것으로 알려졌다.

일정이 연기된 이유는 지주회사에 속한 VIE방식의 자회사 때문으로 알려졌다. VIE(변동지분실체, Variable Interest Entity)란 국내 증시에 상장하는 페이퍼컴퍼니와 본국의 자회사들이 지분관계가 아닌 계약관계로 연결된 형태를 의미한다.

헝성홀딩스는 한국 증시 상장을 위해 설립된 헝성그룹의 지주회사로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다. 현재 홍콩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중국 헝성완구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다. 헝성완구는 다시 헝성어패럴과 헝성애니메이션 등의 자회사 지분을 보유하는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하지만 이 중 자회사 한곳이 지분이 아닌 계약으로 연결돼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계약관계가 해지될 경우 자회사들의 매출이 지주회사 주주의 이익으로 연결되지 않을 수 있다는 위험부담 때문이다. 이같은 이유로 현재 국내에서는 VIE방식을 통한 상장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영국기업인 콘텐트미디어도 비슷한 이유로 심사 기간이 길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9월 코스닥시장에 예비심사를 청구한 이후 아직까지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당초 12월에는 승인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VIE 방식에 따른 이슈가 불거지면서 심사 일정이 내년 으로 연기됐다. 콘텐트미디어 역시 9개의 자회사 중 1개사가 VIE방식으로 연결돼 있다.

◇거래소·금감원 입장차…VIE방식 자회사 제외하고 다시 심사 진행

이들 기업은 거래소와의 사전 협의를 거치며 VIE방식이 문제시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 하에 심사를 청구했다. 일정대로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증권신고서 승인을 담당하는 금융감독원이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으면서 상황이 틀어지고 있다.

거래소는 VIE방식 자회사의 매출 비중이 크지 않을 경우 상장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VIE방식의 자회사는 국내 증시에 상장할 수 없다는 게 원칙이지만 전체 계열 내에서 매출 비중이 적어 리스크가 높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 상장을 허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헝성그룹이나 콘텐트미디어의 경우 해당 자회사가 전체 계열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다. 헝성그룹의 자회사가 올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5%, 콘텐트미디어의 자회사는 약 7%에 불과하다.

미국이나 일본 등 대부분의 국가에선 VIE 방식을 통한 상장을 허용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VIE방식 기업을 전혀 받지 않는 건 우수한 회사가 상장할 기회를 막겠다는 의미"라며 "알리바바처럼 규모가 크고 우량한 회사는 지분과 대주주가 많아 모든 자회사를 지분관계로 통제하기가 어렵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은 VIE 방식을 통한 상장을 반대하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은 아니지만 VIE 방식의 상장 프로세스에 대해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주로 중국기업이 해외에 상장할 때 VIE방식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더 보수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 같다"며 "헝성그룹 뿐 아니라 영국기업인 콘텐트미디어도 중국에 위치한 자회사 1곳만 VIE방식으로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고섬의 여파로 인해 금감원이 규정대로 일을 처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금감원 측은 이에 대해 "VIE방식이 포함된 자회사가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적이 없어서 아직은 이 문제에 대해 검토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미 심사를 진행 중이던 두 기업은 VIE 방식 자회사를 제외한 자료를 다시 거래소에 제출할 예정이다. 헝성그룹은 심사일정이 연기되면서 올해 4분기가 포함된 감사보고서로 다시 밸류에이션을 산정할 예정이다. 콘텐트미디어는 이르면 내년 1월 심사 결과를 받아 볼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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