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 계열사, 13년간 '조흥' 주식매입 왜? 오뚜기제유·라면 등 잇단 지분투자, '고배당·차익실현' 포석
이호정 기자공개 2015-12-23 08:14:53
이 기사는 2015년 12월 21일 08시2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뚜기 계열사들이 또 다른 계열사인 조흥 주식을 13년간 번갈아 가며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치즈와 이스트류 가공 업체인 조흥이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고배당 정책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조흥은 대선제분 공동창업주인 박세정·함형준 가문이 함께 운영하던 기초화학물 제조 업체였다. 하지만 경영난 끝에 2002년 4월 함태호 명예회장 등 특수관계인 5인이 대주주가 됐다. 당시 함 명예회장 등의 지분율은 19.13%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듬해 조흥이 오뚜기의 계열사로 편입된 후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오뚜기와 상미식품이 잇달아 조흥 주식을 매입하면서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46.19%로 치솟았다. 2004년 오뚜기제유, 오뚜기라면 등이 주식 매입에 가세하면서 지분율이 53.15%로 늘었다.
특수관계인으로 묶인 계열사들의 조흥 주식 매입은 2008년까지 이어졌으며 지분율을 58.65%로 높였다. 2011년 애드리치, 2012년 오뚜기물류, 2014년 풍림피앤피가 차례로 조흥의 주주로 합류하면서 지분율이 66.93%가 됐다.
올해도 계열사들이 조흥 주식을 매입했다. 오뚜기의 시스템통합(SI) 업체인 알디에스가 지난달 2일부터 17일까지 5번에 걸쳐 조흥 주식을 1600주 사들이면서 0.27%의 지분율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함태호 명예회장 등 특수관계인의 총 지분율은 67.2%로 불어났다.
업계에서는 계열사들이 주가 상승과 더불어 배당 시즌을 앞두고 수익 창출을 위해 지분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흥의 주가는 17일 종가 기준 14만 4000원으로 연초 대비 43.3%(4만 3500원) 올랐다. 배당금도 최근 5년간 2013년을 제외하고 주당 2500원을 유지하고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주식 매입은 단순 투자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며 다른 의미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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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에서는 오뚜기 계열사의 이 같은 조흥 주식 매입이 오너일가와 연관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계열사 중 가장 먼저 조흥 주식을 매입한 오뚜기가 대표적이다. 오뚜기는 2010년과 2012년 함태호 명예회장의 동생인 승호 씨와 동호 씨가 보유한 조흥 주식을 각각 6000주와 1496주씩 매입했다.
당시 오뚜기는 승호 씨에게 주당 6만 8000원, 동호 씨에게는 6만 8700원을 각각 지급했다. 거래 기준일 조흥의 주가는 각각 5만 9200원과 6만 6100원이었다.
오너 일가 중 조흥 주식을 보유한 이는 함태호 명예회장과 함영준 오뚜기 회장 등 6명으로, 지분 가치가 98억 원에 이른다. 이 중 함 명예회장 부자가 보유한 지분 가치는 60억 원으로 전체의 3분의 2에 달한다. 또한 이들 오너 일가가 처음 대주주에 올라섰던 당시와 비해 지분가치가 44.1%(30억 원)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조흥이 오뚜기의 주력 계열사가 아닌 만큼 투자 목적이 다양한 것으로 해석된다"며 "매년 고배당을 실시하고 있고, 주가도 상승흐름을 이어가고 있어 주식매입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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