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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사리는 메리츠證 "미분양대출확약 줄인다" 부동산 경기 위축 우려, 사전대응…신규 수익원 발굴 불가피할 듯

민경문 기자공개 2015-12-24 09:52:00

이 기사는 2015년 12월 23일 10: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동산 버블에 대한 우려가 점차 커지는 가운데 메리츠종금증권이 기업금융 부문의 핵심 수익원이었던 미분양담보대출확약(이하 미담확약) 비중을 줄이고 있어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올 들어 분양 물량이 과도하게 쏟아져 나온데다 PF관련 투자도 위축되면서 사전적인 신용위험 대응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담확약은 분양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해당 물건을 담보로 대출 실행 의무를 부담하는 구조다. 준공 시점에 미분양이 발생하는 데 따른 시공사의 유동성 부담을 줄여주는 장점이 있다. 분양이 원활할 경우 미담확약 증권사는 대출의무에서 면제되고, 설사 대출이 실행되더라도 담보권 행사 등으로 회수가능성을 높이는 금융기법인 셈이다.

국내 증권사 중에서는 메리츠종금증권이 '미담 확약'의 선두주자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담보대출확약 잔액은 무려 2조 6414억 원에 이르고 있다. 전체 수익 가운데 약 50%를 부동산금융을 포함한 기업금융 부문에서 내고 있다. 종합금융업 라이선스를 통해 보유한 수신기능을 적절히 활용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최근 메리츠종금증권은 '미담 확약'에 대해 소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최근 들어 일부 차환물량을 제외하고는 시공사에 신규 미담확약을 제공하는 건수를 줄이고 있다"며 "설사 미담확약에 나서더라도 관련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 대한 리스크관리를 보다 엄격하게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올 들어 아파트 신규 물량이 워낙 많이 풀렸다"며 "특히 투자자 쪽에서 PF자산에 대한 오버플로우(overflow)를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회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LTV기준을 더욱 낮춰 심사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것.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부실로 크레딧물 자체에 대한 매력도가 떨어진데다 연말 기관을 중심으로 북클로징(book-closing)에 나서고 있다는 점 등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전국에서 분양된 아파트의 계약률은 올해 2분기 92.2%에서 3분기에 87.7%로 떨어졌다. 11월 주택매매 거래량도 9만7813건으로 10월보다 8% 줄었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을 통해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심사할 때 상환능력 평가기준을 강화토록 요구하기도 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부동산금융 시장의 경쟁이 격화되면 메리츠종금증권 역시 부동산금융에서의 수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기존 미담 확약 등을 대체할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해야 한다"고 말한다. 일각에서는 미분양담보대출 확약 대신 이미 준공이 끝난 건물의 담보대출 과정에서의 신용보강 업무에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부동산시장이 위축되면 메리츠종금증권도 수익성 둔화를 피할 수 없다"며 "부동산금융 시장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마진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또 "부동산금융을 대체할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증권업계 IB 관계자는 "미담 확약과 관련해 꿈쩍하지 않을 것 같았던 메리츠종금증권의 행보 변화는 내년 부동산 경기 위축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점을 방증하는 셈"이라며 "메리츠종금증권을 좇아 부동산금융을 강화해 왔던 여타 증권사들의 수익전략 수립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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