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라이프, 유증 직후 200억 후순위채 발행 이유는 기존 후순위채 자본인정비율 하락…RBC비율 200% 수성 전략
안영훈 기자공개 2015-12-28 09:00:00
이 기사는 2015년 12월 23일 15: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라이프생명이 22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이후 나흘만에 200억 원 규모의 사모 후순위채 발행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유상증자로 이미 안정적 수준까지 재무건전성을 끌어올린 상황에서 굳이 이자비용이 발생하는 후순위채를 발행해 추가적으로 자본확충에 나설 이유가 많지 않아 보여 다른 배경이 있는지도 관심이다.
◇유증 후 이례적 후순위채 발행…"이자절감용 차환발행 아니다"
현대라이프생명은 지난 11일 200억 원 규모의 사모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만기는 2021년 6월 11일로 , 표면이율은 4.65%다. 인수자는 과거 현대라이프생명 후순위채에 투자한 적이 있는 전문건설공제조합이다.
보험사가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자본확충에 나서는 것은 흔한 일이다. 유독 업계가 현대라이프생명 후순위채 발행 배경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지난 7일 2200억 원 규모의 대규모 유상증자 이후 나흘만에 후순위채를 발행했기 때문이다.
현대라이프생명은 지난 9월 말 지급여력비율(RBC비율)이 109.5%까지 추락했고, 대규모 자본확충이 필요했다. 현대라이프생명은 대만 푸본생명의 지원으로 2200억 원의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끝냈고, 유상증자 이후 RBC비율은 212.2%까지 급상승했다. RBC비율이 안정적 기준선 200%를 넘으면서 자본확충 필요성이 사라졌다.
우선 보험업계에선 이자비용 절감을 위한 차환발행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과거 현대라이프생명이 발행한 후순위사채의 금리는 연 4.91~5.30%다. 지난 11일 발행한 후순위사채 금리보다 0.26~0.65%포인트 높다. 이자금액으로 따지면 연 기준으로 적게는 5200만 원에서 많게는 1억3000만 원을 더 내는 것으로, 차환발행시엔 이자비용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발행자인 현대라이프생명이나 인수자인 전문건설공제조합도 차환발행 가능성을 부인한다.
전문건설공제조합 한 관계자는 "현대라이프생명의 기존 후순위채를 보유하고 있고, 이번에 새로이 200억 원의 후순위채를 인수하는 것도 맞다"며 "하지만 이번 200억 원 후순위채 인수는 신규 인수로, 기존 보유중인 현대라이프생명의 후순위채 차환 목적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연 9.3억 원 이자부담 불구 RBC비율 200% 수성 전략 일환
현대라이프생명이 연 9억3000만 원의 이자부담을 감수하고 20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하는 목적은 RBC비율 200% 수성 때문으로 보인다.
22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현대라이프생명의 RBC비율은 212.2%까지 올라갔지만 올해 말 신용리스크 신뢰수준 상향조정 등 규제강화시 RBC비율이 소폭 하락하게 된다.
여기에 현대라이프생명의 경우 과거 발행했던 후순위채의 자본인정 비율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보험사의 후순위채는 잔존만기 5년 도래시부터 매년 20%씩 자본인정 비율이 낮아진다.
10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을 경우 최초엔 100억 원 모두를 자본으로 인정받지만 잔존만기 5년 도래시부터 매년 80억 원, 60억 원 씩으로 순차적으로 자본인정 규모가 줄어드는 것이다.
현대라이프생명의 경우 기존 후순위채의 잔존만기 도래에 따른 자본 미인정 규모는 300억 원으로 알려지고 있다. RBC비율 212.2% 기준에서 300억 원의 자본이 빠져나가면 현대라이프생명의 RBC비율은 190% 후반대로 하락하게 된다. 2200억 원의 유상증자로 이룬 RBC비율 200% 이상 보험사란 위상이 한달만에 사라지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한 관계자는 "현대라이프생명의 경우 기존 발행 후순위채의 잔존만기 도래에 따른 자본인정 규모 감소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신규로 후순위채를 발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도 "현대라이프생명은 내부적으로 RBC비율 200% 수성을 목표로 정했다"면서 "신규 후순위채 발행도 RBC비율 200% 수성을 위한 전략 중 하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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