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덮친 판권회수, 실적 영향은 당분간 매출 감소 불가피…수익성 저하 폭은 크지 않을 듯
김선규 기자공개 2016-01-06 08:23:39
이 기사는 2016년 01월 04일 14: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웅제약이 매출 기여도가 높은 도입품목들의 판권 회수로 실적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대체품목을 발굴하더라도 연간 2000억 원에 달하는 매출공백을 메우기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도입품목 특성상 수익구조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외형에 비해 이익 감소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4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올해부터 치매치료제 '글리아티린', 고지혈증치료제 '바이토린', DPP-4억제제 계열 당뇨병치료제 '자누비아(자누메트, 자누메트엑스알 포함)' 등 총 3개의 도입품목을 더 이상 판매할 수 없게 됐다. 이들 품목의 오리지널사인 이탈파마코와 MSD가 판권회수에 나섰기 때문이다.
|
이번에 판권이 회수된 품목들의 매출기여도는 높은 편이다. 지난 2000년 이탈파마코로부터 도입한 '글리아티린'의 매출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464억 원에 이른다. 2008년과 2011년 MSD와 코프로모션 계약을 체결한 '자누비아'와 '바이토린'도 각각 974억 원, 496억 원에 달한다. 이들 품목의 매출규모는 대웅제약 전체 매출 6083억 원의 31.8%에 해당한다.
매출비중만 보면 이들 품목의 판권회수는 곧바로 실적악화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특히 대웅제약은 효자품목인 고혈압치료제 '올메텍', 위산분비 억제제 '넥시움' 등의 특허 만료와 약가인하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형 도입품목의 판권이 회수돼 실적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매출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내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새로운 상품의 판권을 확보하거나 보유 중인 도입품목과 제네릭(복제약)으로 시장 대응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선 대웅제약은 계열사인 대웅바이오가 보유한 '글리아타민'을 통해 글리아티린의 매출공백을 메운다는 방침이다. 대웅바이오는 2006년 특허가 만료된 글리아티린의 제네릭인 글리아티민을 2014년부터 출시해 판매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이미 지난해부터 종합병원을 중심으로 글리아티린 대신 글리아타민에 대한 영업·마케팅 지원을 적극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2014년 한국아스테라스제약으로부터 도입한 SGLT-2 계열 당뇨치료제 '슈글렛'을 통해 자누비아의 빈자리를 채운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8월부터 보험급여를 적용 받은 슈글렛은 140여 개의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마케팅 활동을 진행 중이며, 급여발매 4개월 만에 주요 병원 30개에 랜딩하면서 시장확대의 물꼬를 텄다.
그럼에도 기존 도입 품목의 매출 공백을 메우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글리아타린은 오리지널 품목이라는 점에서 특허만료와 약가인하에도 불구하고 높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 제네릭 품목으로는 대응이 쉽지 않다. 또한 DPP-4억제제가 국내 당뇨병치료제 시장의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는 점에서 SGLT-2 계열인 슈글렛의 성장에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매출 기여도가 큰 글리아티린, 자누비아 등의 판권이 회수되더라도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통상 도입품목은 타사의 제품을 떼다 파는 구조이기 때문에 낮은 판매수수료, 높은 원가율 그리고 로열티 등 다양한 비용 지출이 수반돼 수익성이 낮다.
업계 관계자는 "도입품목은 판매수수료 압박이 크다"며 "낮은 수수료는 원가 압박으로 이어져 수익성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매출규모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익성은 도입품목의 문제점으로 자주 언급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대웅제약은 도입품목의 판매호조로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6083억 원으로 전년동기보다 12.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3.3% 감소했다. 수익성 악화는 약가인하 영향이 주된 원인이지만, 도입품목을 비롯한 상품판매 증가로 지출되는 비용이 크게 늘어난 탓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다국적 제약사의 낮은 판매수수료 요구로 도입품목을 통해 벌어들이는 실제 수익은 매우 낮다"며 "판권 회수 조치로 매출 감소는 불가피해 보이지만, 수익성 하락으로는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