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은행-유암코, 투자대상기업 선정놓고 '신경전' "후보기업 일방적 선정" vs "적극적 협조 없다"
안경주 기자공개 2016-01-13 10:20:58
이 기사는 2016년 01월 12일 09: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구조조정 전문회사로 탈바꿈한 유암코(연합자산관리)와 채권은행이 투자대상기업(구조조정 대상 기업) 선정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채권은행은 후보기업 선정, 실사 및 평가 등 구조조정 대상 기업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유암코가 사전 논의조차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유암코는 채권은행의 적극적인 협조가 없어 시장의 기대만큼 속도가 나지 않는다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채권은행 일각에선 후보기업 가운데 정상화를 앞둔 기업이 많아 유암코에 구조조정을 맡길 이유가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유암코는 후보기업 10여 곳을 선정, 실사를 마치고 주채권은행과 채권 가격 등을 협의하고 있다. 유암코는 이달 중으로 채권은행과 협의를 마치고 투자대상기업을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유암코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일정에 맞춰 이달 중으로 투자대상기업을 최종 선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채권 인수가격 등을 놓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각 채권은행들이 유암코와 협의 중인 후보기업 수는 산업은행이 5~6곳으로 가장 많고 우리·국민·신한·KEB하나·기업은행 등이 각각 1곳으로 알려졌다.
채권은행과 유암코 간 협의는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유암코가 사전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후보기업을 정하고 실사를 진행하는 등 투자대상기업 선정을 추진하고 있다며 채권은행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은행 한 관계자는 "채권은행이 내놓은 기업 가운데 회생 가능성을 보고 투자대상기업을 선정하는 것이 아니라 유암코가 일방적으로 후보기업을 선정, 통보했다"며 "채권 가격 등에 대한 기본적인 협의와 투자대상기업이 최종 선정될 때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유암코와 협의를 진행 중인 기업의 상당 수가 투자금 회수(엑시트)만을 남겨놓고 있다는 점도 채권은행이 반발하는 이유다. 다른 채권은행 관계자는 "구체적인 기업명을 말할 수 없지만 유암코와 협의를 진행하는 곳 중에는 엑시트만을 남겨둔 기업도 상당 수 있다"며 "구조조정을 잘 진행해 왔고 투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유암코에 넘길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유암코는 금융당국의 일정을 고려할 때 후보기업을 선정하고 실사를 진행하기까지 채권은행과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기 어려웠다고 반박했다. 유암코 관계자는 "유암코를 통한 기업 구조조정이 금융정책 차원에서 추진되는 것이지만 채권은행은 구조조정 기업 선정 등에 호의적이지 않았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금융당국의 일정에 맞추기 위해선 사전 논의를 통한 사업 추진이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오히려 채권은행의 적극적인 협조가 부족해 기대만큼 추진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유암코 관계자는 "채권은행들이 (유암코에) 협조할 자세와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투자대상기업 선정을 위한 협의 테이블에 적극적이지 않아 사업을 추진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최대한 비싸게 팔아야 하는 채권은행과 되도록 싸게 사야 하는 유암코의 이해관계가 부딪혀 최종 투자대상기업 선정이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채권 가격과 지분 가치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를 두고 양측의 의견이 다를 수밖에 없다"며 "최종 협의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