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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프 M&A 학습효과, LIG증권 인수 발목잡나 과감한 베팅 역풍‥출자금 모집 난항 예고

권일운 기자공개 2016-01-18 09:00:10

이 기사는 2016년 01월 12일 09: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IG투자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케이프인베스트먼트(이하 케이프)가 수차례 증권사 인수전을 겪으며 체득한 학습효과로 인해 거래 종결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앞선 인수전에서 간발의 차로 고배를 마신 케이프는 LIG투자증권에 '통큰' 베팅을 단행했지만, 2위 후보와의 격차가 지나치게 크다는 지적에 시달리고 있다.

케이프는 앞서 이뤄진 아이엠투자증권과 리딩투자증권 매각 절차에 모두 모습을 드러냈다. 두 건의 인수합병(M&A) 모두 자회사인 소미인베스트먼트(케이프인베스트먼트의 전신)를 통해 사모펀드(PEF)를 조성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케이프는 두 차례의 인수전 모두 뜻을 이루지 못했다. 아무래도 자금조달 측면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었고, 그러다 보니 경쟁자를 압도하는 금액을 써내는 데 한계가 있었다. 특히, 아이엠투자증권 인수전에서는 우선협상대상자가 된 메리츠종금증권에 비해 얼마 차이가 나지 않는 금액을 제시하고 고배를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차례 산전수전을 겪은 케이프는 절치부심했다. 그래서 남은 중소형 증권사 가운데 그나마 괜찮은 매물로 평가받던 LIG투자증권 입찰에서는 과감한 베팅을 했다. 케이프가 제시한 1300억 원이라는 가격은 LIG투자증권의 자기자본 가치를 감안할 때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이런 와중에 케이프가 제시한 가격이 차순위 협상대상자 대비 지나치게 높지 않냐는 지적이 일면서 케이프인베스트먼트의 PEF출자를 검토하던 기관들이 망설이기 시작했다. PEF가 담당할 지분(에쿼티) 투자금 규모가 확정되지 않다보니 나머지 차입 구조를 짜는 데도 시일이 걸리고 있다.

케이프는 여기에 PEF가 증권사의 주인이 되는 데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불식시켜야 한다. 앞서 거래된 리딩투자증권만 해도 IWL파트너스와 리딩밸류에프라는 PEF가 최대주주로 있었지만, 우여곡절을 겪으며 기업공개(IPO)에 실패하는 바람에 매물로 나왔다. 이로 인해 증권사 인수 PEF 출자자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지 못한 사례로 꼽힌다.

인수합병(M&A) 업계 관계자는 "PEF가 증권사를 인수한다는 것 자체를 문제로 삼기는 어렵다"면서도 "예컨대 모기업으로 전략적 투자 형태로 출자금의 상당 부분을 지원 받은 펀드라면 이야기가 다르지만, 자체 출자금을 최소화화하고 대부분의 자금을 외부 유한책임투자자(LP)로부터 모집하겠다는 PEF에 대해서는 좋지 않은 추억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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