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프, LIG투자증권 풀 베팅 '역풍' 인수자금 마련에 난항…2순위 후보 대비 30% 높은 가격 제시 탓
권일운 기자공개 2016-01-18 09:00:03
이 기사는 2016년 01월 12일 08: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펀드(PEF)를 조성해 LIG투자증권을 인수키로 한 케이프가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고 있다. 케이프가 적어낸 입찰가가 차순위 후보보다 지나치게 높다는 이유로 펀드에 출자를 검토 중인 기관들이 깐깐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어서다.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케이프의 자회사인 케이프인베스트먼트는 여러 기관들을 상대로 LIG투자증권 인수 펀드 자금을 모집 중이다. 케이프는 LIG투자증권 인수가로 1300억 원을 제시했고,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을 PEF 자금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나머지는 대출 형태의 인수금융이 채우게 된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썩 우호적이지 않다. 우선 중소형 증권사라는 LIG투자증권의 매물 성격 자체가 썩 매력적이지 않다는 게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업 자체가 불황이라는 인식이 강한 탓에 증권사에 투자해 봤자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게 기관투자가들의 전반적인 생각"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케이프가 적어낸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인상을 풍긴다는 점도 기관투자가들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다. 케이프가 아닌 다른 후보였다면 더 저렴하게 인수했을지 모를 LIG투자증권에 투자해서 향후 제대로 차익을 실현할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감이 작용한 것이다.
케이프는 LIG투자증권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되기 위해 1300억 원을 써 냈다. 케이프가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될 때만 해도 1300억 원이라는 가격은 LIG투자증권의 자기자본 가치에 거의 프리미엄이 적용되지 않은 '거품 빠진' 가격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차순위 협상대상자가 제시한 금액이 케이프가 제시한 가격보다 훨씬 낮은 1000억 원 미만이라는 점이 알려지기 시작하자 기관들 사이에 동요가 일기 시작했다. 거꾸로 놓고 보면 케이프가 차순위 협상자 대비 30%를 더 불려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것이데, 이런 M&A 거래에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해서 수익을 내기 쉽지 않다는 논리다.
LIG투자증권 M&A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펀드 출자자 입장에서는 절대적인 기준에서 LIG투자증권을 1300억 원에 인수하는 것이 적합한지의 여부를 따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개 경쟁입찰에서 다른 후보가 제시한 가격이 어느정도지도 살펴봐야 한다"면서 "다른 인수자가 똑같이 펀드를 조성해 인수한다면 훨씬 낮은 단가에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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