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진통상 매각 '오너 리스크' 극복할까 조용로 대표 지분 '동반매각' 가능성..영업력 타격 우려
한형주 기자공개 2016-01-22 08:55:44
이 기사는 2016년 01월 18일 16: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칼라일 그룹(The Carlyle Group)의 약진통상 매각 작업이 지지부진하게 전개되는 가운데, 주원인 중 하나로 '오너 리스크'가 지목되고 있다. 칼라일이 지분을 팔 때 약진통상의 대표이사도 동반매도권(태그얼롱·tag along)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불안 요소가 상존해 있음에도 칼라일이 희망하는 매각가는 다소 부담스런 수준이란 게 일반론이다.18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약진통상 오너인 조용로 대표는 칼라일의 투자금 회수시(엑시트) "가격 조건이 맞으면 함께 팔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조 대표는 약진통상 지분을 30%가량 들고 있다.
2013년 말까지 약진통상은 창업주이자 조 대표의 아버지인 조영태 회장 일가가 총 80% 지분을 소유하고 있었다. 이후 조 회장이 보유주식을 칼라일에게 넘겨 현금화함과 동시에 가업 승계도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명목상 칼라일이 약진통상 지분 100%를 인수하는 구조였지만, 조 대표 등이 30%를 재투자해 현재의 지배구조를 만들었다. 최대주주 지위만 칼라일에 내줬을 뿐, 경영에 있어선 조 대표가 줄곧 헤게모니를 쥐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상태에서 오너가 지분을 털고 나갈 경우 회사의 영업력에 심각한 타격이 초래될 수 있다는 게 원매자들이 공통적으로 우려하는 바다. 약진통상과 같은 ODM(주문자개발생산) 업체는 소위 '원맨 벤더'로, 오너 개인의 역량과 인적 네트워크가 납품실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칼라일이 그간 태핑해온 잠재 인수후보들도 이 점에 부담을 느껴 투자를 망설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의식한 칼라일이 "오너가 바로 나가는 것은 아니다"며 회유에 나섰지만, 몇년 더 머무른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는 게 업계 진단이다.
일각에선 애초에 약진통상이 바이아웃(buy-out)이 아닌 상장 전 투자유치(pre-IPO)를 추진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SPA 사업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서도 약진통상이 칼라일에 피인수 후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30%안팎 증가'라는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오너 공백에 따른 경쟁력 저하 등 리스크 요인에 비춰 매각자 측의 밸류에이션 눈높이는 지나친 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칼라일은 지난해 하반기 JP모간에게 주관사 맨데이트를 부여하고 약진통상 지분 전략 매각에 착수했다. 최초 인수가는 2048억 원. 약진통상은 중견 의류 수출업체로 40년 가까운 업력을 자랑한다. 주요 고객인 갭(GAP), 바나나리퍼블릭, 올드네이비 등 미국 의류 브랜드 업체에 ODM 방식으로 제품을 공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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