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채권단, 현대상선 '조건부 자율협약' 가닥 용선료 인하 전제조건..선박금융·회사채 채무조정도 선행돼야
안경주 기자공개 2016-02-03 10:31:15
이 기사는 2016년 02월 02일 16시5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그룹과 채권단이 현대상선의 조건부 자율협약을 추진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영업손실의 주된 원인인 높은 용선료를 낮추는 등 현대상선의 자구계획안이 차질없이 이행되면 출자전환 등 채권단도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통상적으로 실시됐던 자율협약(공동관리)과는 다른 구조조정 방식이다. 현대상선의 채무구조상 채권단의 지원만으로 현대상선 정상화가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자율협약 추진 시점은 유동적이다.채권단은 2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회의를 갖고 현대상선이 제출한 추가 자구안을 토대로 현대상선 정상화를 위한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법정관리를 제외하고 현대상선이 제출한 자구안 외에는 현실적인 대안이 없다"며 "자구안 이행을 전제로 지원방안을 논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용선료 인하, 선박금융 및 회사채 채무조정이 선행된다는 전제 하에 현대상선의 자율협약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앞선 관계자는 "사실상 적정 시점(선행조건 충족)이 되면 자율협약 체계로 전환해 현대상선 정상화에 나서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통상적인 자율협약 방식과 다르다는 게 채권단의 설명이다. 자율협약은 신규자금 지원, 출자전환, 채무조정 등을 활용해 기업 정상화를 추진한다. 반면 현대상선의 경우 용선료 인하 등 전제조건이 선행돼야 채권단도 자율협약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겠다는 뜻이다. '조건부 자율협약'인 셈이다.
채권단은 우선 현대상선의 높은 용선료를 낮춰야 한다는데 중지를 모았다. 현대상선은 작년에만 2조1030억 원의 용선료를 지불했다. 채권단은 높은 용선료로 인해 매년 2500억 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하고 2025년까지 5조 원 가량의 추가 손실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아울러 채권단은 외국계 금융사가 상당수 포함된 선박금융 대주단과도 현대상선 측이 채권상환유예와 금리인하 등 채무재조정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조건도 제시했다. 현대상선은 사채권자 집회를 열어 회사채, 특히 공모채 투자자를 대상으로 상환유예도 유도해야 한다.
다른 채권단 관계자는 "현대상선이 제출한 자구안의 가능성을 보고 채권단 역시 지원에 나서는데 중지를 모았다"며 "용선료 인하 등이 진전됐다고 판단될 때 자율협약을 본격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현대상선이 용선료 인하 등 채무조정을 위해선 3개월 가량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현대상선의 채무구조가 용선료와 선박금융, 회사채 등으로 나눠져 있어 협상을 진행하는데 시간이 걸린다"며 "현대상선이 향후 3개월 가량 각각의 채무자들과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에 대한 신규자금 지원은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현재의 채무구조에서 신규자금이 지원되면 용선료 지급과 다른 채무자의 돈을 갚는데 쓰인다"며 "신규자금 지원은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산업은행은 최근 회계법인을 선정해 현대상선 실사를 준비하는 등 출자전환 등 지원방안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채권단 같은 관계자는 "자율협약 체결 이후 출자전환을 하더라도 출자전환비율을 50%로 할지, 60%로 할지 구체적인 부문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현대상선 정상화를 위해 금융회사들이 최선의 방안을 마련하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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