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전기차 충전' 상용화 해결한 'KB금융' [thebell interview]권혁순 KB핀테크HUB센터장 "아이디어 상용화 위해 계열사 역량 전방위 지원"
한희연 기자공개 2016-02-15 09:55:14
이 기사는 2016년 02월 12일 14: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무선 전기차 충전과 주차장 공유 서비스'언뜻 보면 금융과 전혀 관련이 없다. 하지만 이들 두 서비스는 KB스타터스밸리(KB Starters Valley)가 지원하는 기업의 사업내용이다. 비금융 영역이라고 여겨왔던 분야의 아이디어를 발굴, 금융과의 연계점을 찾아 유의미한 사업으로 키워내는 것이 바로 KB스타터스밸리의 궁극적 역할이다.
KB금융그룹은 지난해 3월 그룹내 핀테크 관련 업무를 총괄적으로 담당하는 KB핀테크HUB센터를 열면서 핀테크 스타트업 집중육성 프로젝트인 'KB스타터스밸리'를 만들었다. 기술력과 사업성을 갖춘 스타트업을 발굴해 입주공간과 투자연계 멘토링, 제휴사업 추진 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KB스타터스밸리 첫 입주 기업으로 선정된 '지오라인(GeoLine)'은 지난해 8월부터 육성 지원을 받고 있다. 지오라인은 독자적인 전기차 충전 인프라 관련 특허를 보유한 업체다. 일반 전기콘센트를 보안이 가능한 전용 콘센트로 교체하고, 모바일 충전기를 꽂기만 하면 한번에 충전과 결제가 이루어지는 '플러그앤페이(PLUG & PAY)' 서비스를 개발했다. 전기차가 충전을 위해 건물의 콘센트를 이용하면, 충전한 만큼의 전기요금이 해당 건물에 과금되지 않고 전기차 이용자가 따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원리다.
2014년 설립해 서비스 개시를 준비하고 있었으나 사용 전력에 대한 과금과 결제 등 금융 관련 문제에 막혀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터에 KB를 만났다. 전기차 충전에 무선 결제를 붙이는 작업을 KB와 함께 하면서 지오라인은 서비스 상용화의 실마리를 찾게 됐다. KB는 계열사인 KB데이타시스템과 결제서버 연동을 완료했고, KB국민카드 앱카드 결제 관련 멘토링을 진행했다. 또 KB금융 그룹 계열사 건물 주차장 중 일부에 테스트 베드 구축도 지원했다.
권혁순 KB핀테크HUB센터장은 "핀테크의 개념은 항상 변한다"며 "무선기술, 헬스케어, SNS 등을 금융에 응용하는 것처럼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여 금융에 접목시키는 것 자체가 핀테크라고 볼 수 있으며, 지오라인같은 업체에 결제 관련 멘토링을 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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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호 기업인 '이노온'은 개인주차공유 플랫폼을 제공하는 곳이다. 사물인터넷(IoT) 기술기반 개인 주차공유 플랫폼인 '파킹플렉스'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어플은 사용하지 않는 개인 주차공간(거주자 우선 주차구역 등)에 듀얼AMR기술을 적용한 센서를 부착해 실시간 주차가능여부를 검색할 수 있게 한다. 이용고객들이 주변의 주차장을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고 발생하는 수익은 주차공간 소유주가 가질 수 있다.
KB스타터스밸리의 특징은 그룹사를 통한 '전방위 지원'이다. 흔히 다른 금융기관들의 핀테크 육성 프로그램이 단순히 투자금이나, 업무공간, 지급·결제 관련 멘토링, 제휴 등을 지원하는 데 반해 KB는 말 그대로 '지원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지원한다.
이노온의 경우 사업성과 관련해 가장 큰 관건은 '주차공간 확보'였다. 일일이 발품을 팔아 주변 주차공간을 찾아 다니고 소유주와 계약을 맺어 센서를 부착해야 해서 초기 사업기반 구축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KB는 파킹플렉스 사업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해 주차공간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약 3만 여명 임직원들의 공유 가능한 주차공간을 신청 받아 주차면수 확보를 지원하고, 활용 가능한 KB금융 계열사 주차장에도 파킹플렉스 주차시스템을 적용할 예정이다. 한편 KB국민카드는 이노온과 앱카드 기반의 모바일 결제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고, 관련한 요금 할인 등 다양한 프로모션도 공동으로 기획하고 있다.
지오라인이 지난해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되는 제 21차 UN기후변화협약에 전기차 관련 혁신적인 기술로 인정받아 초대됐을 때, KB의 사내 인터넷방송국의 지원으로 홍보 영상물을 제작하고 이를 현지에서 발표한 것 등도 전방위지원의 대표적 예다.
권 센터장은 "KB스타터스밸리의 가장 큰 특징은 사업 자체를 현실화 하기 위해 지원 가능한 모든 것을 도와주는 것"이라며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지만 노하우나 비즈니스 모델 구축 등에 어려움을 갖고 있는 기업을 발굴해 완성된 사업모델로 만들기 위해 전방위적 지원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떻게 보면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당장의 이익이 없는 듯 보일 수 있지만 미래를 위한 투자 차원에서 핀테크 생태계 구축에 일조한다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며 "적극적이지 않으면 살아 남을 수 있는 아이디어도 자칫 놓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적극적인 자세를 가지려 한다"고 덧붙였다.
권 센터장은 센터 출범 이후 지난해에만 150여 개의 핀테크 업체를 접했다. 꼭 KB스타터스밸리를 통한 지원이 아니라도 활용 가능한 아이디어는 계열사와 연결해 주고 있다. 약 8개 업체의 서비스가 국민은행과 협업을 통해 이미 상용화 됐으며, 16개가 업체는 카드사 등 계열사와 협업을 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KB스타터스밸리가 한번에 지원할 수 있는 업체는 현재 2곳 뿐이다. 업무공간과 여력의 제한 때문이다. 따라서 한 업체당 지원을 6개월로 제한, 1년에 최대 4개 업체씩을 지원하는 게 목표다. 단 핀테크 관련 아이디어는 무궁무진한데 비해 공간이나 지원 여력에 제약이 있다 보니, 적은 자원으로 많은 혜택을 창출할 수 있도록 올해에는 좀더 전략적으로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계획이다.
권 센터장은 "출범 첫해는 적응하는 기간이었다면 2년차가 되는 올해에는 사업의 수준을 좀 더 높여 보고자 한다"며 "그룹 내에서도 핀테크 기업을 단순히 계열사에 소개하는 데서 더 나아가, 특정 주제를 가지고 기획도 하면서 핀테크 관련 사업을 업그레이드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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